동부건설 매각 루머에 이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호반건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금융권과 건설업계에는 최근 호반건설이 ‘딜로이트안진’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딜로이트안진과 강하게 연결되는 호반건설의 움직임을 금호산업 인수에 필요한 물밑작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컨설팅 계약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기 직전 막바지 검토 단계인 만큼 만약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면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호반건설의 최근 동향은 금호산업에 별다른 관심이 없음을 피력했던 기존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다. 게다가 호반건설이 빠르면 이달 안에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호반건설과 금호산업 사이의 연결고리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의 지분을 6.16%까지 늘리며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5.35%)보다 지분이 많은데다 유동성까지 갖춘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지난 1월 지분 확보는 단순 투자목적일 뿐이었음을 강조하며 1.21%의 지분을 처분했고 공시 의무가 없는 5%이하(4.95%)로 지분을 낮추는 의외의 선택을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200억원대의 매매 차익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현재 호반건설 측은 "이번 계약은 어디까지나 컨설팅일 뿐 실제 인수전에 참여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과 관련된 각종 루머를 양산하는 사이 동부건설 매각 작업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 쪽으로 연막작전을 펼친 후 동부건설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관측도 계속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건설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호반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부건설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바라보고 있으며 동부건설이 지닌 브랜드네임과 시공능력은 호반건설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킨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동부건설과 매각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호반건설이 갑자기 금호산업으로 눈을 돌렸다"라며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안이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지경제=양동주 기자]
양동주 기자 djyang@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