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은 누구 품에? 채권단 매각 지분에 촉각
금호산업은 누구 품에? 채권단 매각 지분에 촉각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5.03.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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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을 사이에 둔 이해당사자 간 눈치 싸움이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공식적으로 금호산업에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들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이 금호산업의 향방을 가르는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금액 1조원 웃도는 규모 예상
금호산업 매각의 시발점은 9년 전 대우건설 인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호그룹은 이내 유동성 위기에 처했고 결국 2010년 1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이 결정됐고 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약 5년이 지난 2014년 10월 채권단은 금호산업에 매각 시점까지 워크아웃이 이어지는 ‘조건부 워크아웃 졸업’ 결정을 내린다.

지난 2일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입찰적격자로 호반건설과 사모펀드 4개(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자베즈파트너스, IMM PE)를 선정했다. 매각대상은 채권단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감자·출자전환으로 갖게 된 지분 57.5%, 약 1955만주이다.

산업은행은 입찰적격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거친 뒤 4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고 이르면 상반기 내 매각 절차가 종료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또한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매각대금을 설정한 금액은 약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 인수금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자신감 넘치는 행보
금호산업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5곳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쪽은 단연 호반건설이다.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한 호반건설은 지난해 도급순위 15를 기록한 알짜 중견건설사로 통한다. 도급순위만 놓고 보면 오히려 금호산업(20위)보다 우위에 있다.

금호산업에 대한 호반건설의 의지는 지난 25일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대한상의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상열 회장을 통해 다시 한 번 재확인됐다.

이날 김 회장은 "우리의 자산이 2조원 가량인데 채권단이 정한 가이드라인이 1조원 조금 안되는 수준이라고 들었고 이를 두고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현금 동원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무조건 단독입찰"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에 눈독 들이는 이유를 아시아나항공에서 찾고 있다. 금호산업이 지닌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은 30.08%.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손에 넣으면 단번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최대주주로 급부상하게 된다. 즉, 금호산업 인수가 아시아나항공 이외에도 아시아나항공 산하 계열사의 경영권도 모두 포함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기존의 건설 사업과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라며 "실사를 통해 계량적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언급한 상황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촉각
그러나 호반건설이 과연 금호산업을 인수할만한 여력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 회장이 직접 2조원을 언급하며 실탄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음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호반건설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아무리 자금을 끌어모아도 최대 액수가 5000~6000억원 사이일 것”이라며 “동부건설 매각 과정에서도 호반건설이 연루됐던 것을 감안하면 단순 가능성에 불과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을 다시 품에 안고자 하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강한 의지 역시 호반건설의 입장에서는 적잖은 걸림돌이다.

현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비록 호반건설이 1조원 수준의 자금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박 회장이 이를 부담하고 우선매수청권을 행사한다면 호반건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금호산업의 향방을 섣불리 예견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지경제=양동주 기자]

 


양동주 기자 djyan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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