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산으로 가는 자원외교 조사
점점 산으로 가는 자원외교 조사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5.04.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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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끝내 자살, 정책실패 원인분석으로 가야

9일 유서를 남기고 행적을 감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성 전 회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한국방송의 한 시사프로 화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사기, 횡령, 배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다.

성 전 회장의 죽음으로 인해 이명박 전 정권의 해외 자원개발 정책에 대한 검찰 수사 및 국회 국정조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성 전 회장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 하면서도 예상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즉,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 수사가 해외 자원개발 정책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과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세력에 대한 공격으로 변질되면서 그 희생양으로 성 전 회장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언론들은 경남기업이 이명박 정권에서 특혜를 받아 해외 자원개발 성공불융자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총 8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사실은 성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앞두고 있는 검찰로부터 흘러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성공불융자와 수출입은행의 대출은 전혀 특혜가 아니다. 단지 정부의 정책적 자금지원 수단일 뿐이고, 이 혜택을 얻은 기업들은 수십 곳이 될 정도로 많다.

또한 2008년부터 2010년여까지 세계 자원가격은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세계 경제의 호조로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오늘 산 자원이 다음 날 더 비싸게 팔릴 정도였으니 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원 사냥에 나섰고, 자원빈국인 한국에서도 다수의 기업들이 정부의 자금지원에 힘입어 자원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열풍이었다.

▲ 지난 8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자원외교비리 등 검찰조사와 관련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읽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경남기업도 그중 하나의 기업이었을 뿐이지만, 유독 경남기업은 이번 해외 자원개발 수사에서 표적이 됐다. 그 이유는 기반이 영남에 있다는 점과 성 전 회장이 이명박 전 정권과 연을 맺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즉, 경남기업 수사를 통해 이명박 전 정권의 비리 찾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완구 총리의 비리 발본색원 지시가 떨어진 직후 검찰의 경남기업 수사가 이뤄졌다는 점은 이번 수사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야당은 야당대로 이명박 전 정권 흠집내기에 몰입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100일간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벌였지만 야당은 별다른 비리혐의를 찾지 못했다.

문제는 자원개발 정책과 산업에 대한 서슬퍼런 공격으로 인해 정책과 기업활동까지 개점휴업에 들어가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와 같이 해외 자원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공기업들이 앞으로는 문제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아예 나서지 않거나 매우 소극적으로 임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원개발 업계에서 30년간 몸 담아 온 한 연구학자는 "이럴바엔 차라리 해외 자원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에너지를 무조건 수입해서 쓰기만 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꼬집으며 "해외 자원개발 정책이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내놓는 게 아니라 특정세력을 잡아넣기 위한 먼지털기식으로만 진행된다면 한국의 자원개발은 미래가 없고 자원속국의 굴레도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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