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 본업보다 잿밥에 골몰
불황 속에서 본업보다 잿밥에 골몰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5.05.0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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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5위의 신원 박성철 회장의 탈세 파문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 1위 제일모직처럼 그룹사 후계구도에 패션업체들이 정점에 놓이는 등 업황 부진 속 손실 보전 방식이 패션 본업에 주력하기보다는 법망을 피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상위권 기업들은 그룹사 후계구도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패션기업체를 이용하고 있으며 매출 신고가 어려운 구조의 대다수 영세 업체들은 탈세 유혹에 빠질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국세청의 박 회장 탈세 검찰 고발을 계기로 패션업계에 구조적인 세무비리가 만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업계 위축감은 심화되고 있다. 실제 수십억원 체납건이 있는 패션업체들이 잇따라 국세청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는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특히 검찰은 이번 신원 탈세 고발건에 대해서는 박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뿐만 아니라 편법 경영권 행사 과정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회장의 탈세액은 11억원 가량으로 이같은 경영권 편법 행사 과정에서 정관계나 금융계 금품 로비 가능성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이후 박 회장은 신원의 지분을 모두 반납해 지분율 0%이지만 박회장은 부인 명의의 사업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 컴퍼니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이하 티엔엠)를 통해 편법으로 지배력을 유지해온 상태다.

최근까지 신원은 이 티엔엠을 통해 경영권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는 추측과 함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광고대행사인 티엔엠은 자본금 97억원 가량으로 2001년 설립 후 이렇다 할 영업활동 없이 신원의 최대 주주로 지분 30.84%를 보유하고 있다. 이 티엔엠이 지배하는 신원은 신원지엘에스와 신원네트웍스, 신원글로벌 등 14개 계열사를 통해 연 매출 5800억원을 올리고 있다.

티엔엠의 주요 주주 6명 송기정(아내), 박정환(장남), 박정빈(차남), 박정주(3남), 노승숙(박 회장 목포고ㆍ한양대 선후배, 신원 사외이사)씨 등은 박 회장의 직계 가족이나 최측근이다. 나머지 1명도 박 회장과 친인척이다.

그동안 박정빈 부회장과 박정주 부사장은 신원 지분율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티엔엠의 지분율(9%포인트 가량)도 덩달아 늘려오면서 후계구도를 다져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제일모직

한편 업계 1위 제일모직도 패션 본업보다도 삼성그룹 후계구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속 움직임이 중심이 돼왔다.

지난해 유가증권에 상장된 제일모직은 상장 직후 시가총액 15조 2550억원으로 국내 14위로 뛰어올랐는데 이는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고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제일모직)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은 상장 4개월이 지난 현재 시가총액 약 20조원으로 10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제일모직 1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6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6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제일모직 사업 구성은 패션 36%, 급식식자재유통 31%, 건설 25%, 레저 8%로 패션 부문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지배구조 개편 속에 제일모직의 패션 본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261억원) 대비 3억원대로 추락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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