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지역특화전략은 '약'일까? '독'일까?
한화의 지역특화전략은 '약'일까? '독'일까?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5.06.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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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대표이사 황용득)가 서울 시내면세점 확보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 중심지이자 전통적 랜드마크인 여의도 63빌딩에 대형 면세점을 유치해 기존 한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번에 참여한 7개 대기업 중 유통부문에서 상대적 약세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 그룹의 쇼핑·엔터테인먼트·식음료 시설을 유기적으로 연동하여 객관적인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면 시내면세점 확보는 무난할 것이란 입장이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실형 선고 이후 그룹 내 7개사 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지만, 다년간 다져온 유통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 확보 사업에 상당부분 간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한류관광의 새로운 허브…63빌딩이 위치한 ‘여의도’의 강점은 무엇?

1985년 5월31일에 문을 연 63빌딩은 지난 30년간 명실상부 서울의 랜드마크이다. 비록 한국 최고층 빌딩의 기록은 깨졌지만 한강변을 바라보고 우뚝 선 황금색 외관의 모습은 ‘한강의 기적’을 온몸으로 겪은 시민들에게 격동의 상징처럼 남아있다.

63빌딩이 위치한 여의도는 현재 외국인 관광객의 규모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장소라 할 수 있다. 서울시의 평균 관광객 증가율은 13%지만, 여의도는 이의 2배에 가까운 20%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명동도 1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여의도가 서울시내 어떤 지역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위치상으로 김포 공항 및 인천공항과의 접근성이 서울 어느 지역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쾌적한 한강공원을 중심으로 벚꽃 축제, 선유도 공원, 여의도 선착장, 국회의사당 등 유력 행사와 축제, 레저 관광을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기반시설 등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별에서 온 그대’ 열풍을 타고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로 떠오른 노량진 수산시장 등과의 연계를 통해 외국인 관광 벨트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63빌딩은 높이 249m, 지상 60층 지하 3층 규모로 수족관, 아이맥스 영화관, 전망대를 갖춘 도심 복합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평일 유동인구 1만명, 주말 2만명이 찾는 전통적 관광 명소이다. 그렇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유동인구의 230% 이상을 무난하게 흡수할 수 있는 교통·주차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이 63빌딩에 오픈되면 교통·주차·관광인프라의 강점을 내세워 기존 도심으로 편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능력은 이미 ‘충분’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약속’

한화그룹은 시내면세점을 확보할 경우 여의도 63빌딩에 2000억원을 투자해 면세점과 관련 부대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에 따르면 "면세점 설립에 1천70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이 63빌딩 아쿠아리움(수족관) 리뉴얼(새단장) 등에 300억원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면세점 주변 지역과의 '상생' 측면에선 '갤러리아 63플랜'이란 사회환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복지관·도서관 등 비영리 사회복지 시설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한화그룹 차원의 '해피 선샤인' 프로그램을 면세점이 속한 영등포구 시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심사에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는 운영능력 역시 문제없다는 게 한화그룹의 설명이다.

압구정 소재 갤러리아명품관은 이미 외국인의 쇼핑명소로 자리하면서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월평균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갤러리아명품관 전체 매출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이며 이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75%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을 관리하는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다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갤러리아명품관의 외국인 매출은 강남권 백화점 가운데 1위, 전국에서는 2위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고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명품 백화점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시작한 제주국제공항 면세점(갤러리아 듀티프리)에서도 흑자를 내고 있다.

진금탁 갤러리아 제주공항 면세점장은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운영 첫해 8개월동안 흑자를 기록했다"며 "더구나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차별화한 상품 기획 등으로 8개월간 매출이 이전 사업자의 연간 매출의 80%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타 대기업 보다는 여의도 내 ‘유진기업’과의 기싸움 치열…

문제는 중소기업 몫의 시내면세점 경쟁에 참가한 유진기업이 같은 여의도에 위치한 전 MBC사옥을 후보지로 내놓은 것이다.

지역안배의 특성 상 여의도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면세점을 동시에 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유진기업이 시내면세점 확보에 성공할 경우 한화로선 합격점을 받아도 시내면세점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관세청은 7월 중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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