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명단에 이름 올릴 총수는 누구?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 올릴 총수는 누구?
  • 김창만 기자
  • 승인 2015.07.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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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은 일제 치하에서의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념비적인 날이니만큼 국가 차원에서 많은 행사가 이어진다. 특정의 범죄인에 대해 형의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이른바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올해는 복역중인 기업 총수 상당수가 광복절의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특사 명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먼저 언급한 광복절특사
광복절 특사 논란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한발 더 나아가 16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만나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사면대상에 경제인을 포함하는 쪽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동안 '기업인 사면'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재계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즉각 환영을 표했다.

여당 역시 재계와 마찬가지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미래 나아가기 위해서 국민통합형·국가발전형 사면이 필요한 때"라고 밝히며 힘을 싣는 모습이다.

물론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회지도층이나 기업인을 사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의견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허나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만큼 광복절을 맞이한 기업 총수 사면이 사실상 결정됐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특별사면 1순위 최태원 회장
광복절 특별사면이 가시화되면서 포함될 대기업 총수 가운데 누가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은 세간에 가장 빈번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동생이자 SK그룹 수석부회장인 최재원 등과 공모해 SK텔레콤 등 계열사로부터 펀드 출자금 선지급금 명목으로 465억 원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후 검찰조사 결과 이 돈을 파생상품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법원에서도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

2년 6개월째 복역중인 최 회장은 이미 가석방 요건을 충족시켰고 올해 추석을 기점으로 형기의 2/3를 채우게 된다. 현행법상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형기의 1/3을 마친 모범 수형자는 가석방 대상에 포함된다.

최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온갖 악재에 직면했던 SK그룹의 입장에서는 최 회장의 사면 이 절실하다. 총수 공백의 여파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SK네트웍스는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으나 입찰액에서 롯데그룹에 밀려 아쉬움을 삼켜야 했고 의욕적으로 뛰어든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도 HDC신라면세점(현대산업개발, 호텔신라)과 한화갤러리아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13년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전에서 탈락한데 이어 SK E&S는 STX에너지 인수 철회, 지난해 SK에너지의 호주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UP) 지분 인수 계획이 연이어 무산됐다.

사실상 최 회장 수감 이전인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한 것을 끝으로 지금껏 M&A 및 사업권 확보 경쟁에서 제대로 된 실적이 전무한 셈이다.

SK측은 박 대통령의 사면검토 지시를 내심 반기면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만약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현 회장 발목 잡던 족쇄 풀리나?
비단 SK그룹뿐만 아니라 집행유예로 풀려났거나 가석방 요건을 채우지 못한 채 총수가 복역중인 기업들도 광복절 특사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지난해 2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돼 석방됐다. 이후 김 회장은 법 규정에 따라 등기이사직을 사퇴했지만 여전히 그룹내에서 그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김 회장 복귀 직후 터진 삼성과의 빅딜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등 삼성 계열사 4곳을 1조9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 건으로 한화는 한진그룹을 제치고 자산 50조원, 재계순위 9위로 올라섰다.

게다가 최근 한화그룹은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까지 따내며 몸집 부풀리기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유통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했던 한화의 입장에서 면세점은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측은 광복절 사면자 명단에 김 회장의 이름이 포함되기를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집행유예인 상태이기에 공식직함이 없고 이렇다 보니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회장은 현재 직접적인 사면 대상에 포함된다.

이밖에도 현재 형을 살고 있는 총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이재현 CJ회장을 비롯한 일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사면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지경제=김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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