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는 맛보기? 소문 무성한 ‘카카오대리운전’
'카카오택시'는 맛보기? 소문 무성한 ‘카카오대리운전’
  • 전영민 기자
  • 승인 2015.07.22 14: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택시'로 대박을 친 다음카카오가 이번에는 대리운전 시장과 연결되고 있다. 무수익 모델인 카카오택시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후속으로 대리운전 서비스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는 형국이다. 이쯤 되자 대리운전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진출 여부를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카카오택시 성공적인 안착…이번엔 대리운전?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모바일 앱은 출시 3개월 만인 지난 7월6일부로 누적 호출 건수 500만 건을 돌파하며 쾌속 순항하고 있다.

카카오택시가 나오기 전 서울 지역 콜택시 호출 건수는 하루 3만3000건 수준이었지만 카카오택시 하루 호출 건수는 이미 15만건을 넘겼다. 표명상 카카오택시로 인해 콜택시 이용이 많이 늘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콜택시 시장이 카카오택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카카오택시가 전형적인 '무수익 모델'이라는 점이다. 다음카카오는 건당 1000~2000원 정도인 '콜비'를 무료화하고 기존 콜택시보다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점으로 콜택시 시장을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카카오의 다음 타깃으로 꼽히는 대리운전은 수익형 모델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택시라는 무수익 모델을 통해 충분한 경험과 인프라를 확보한 뒤, 수익모델인 카카오톡 대리운전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현재 대리운전은 연 3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대리운전 이용자 수는 47만 명에 달한다. 이중 약 80%를 로지연합(대리운전연합회)이 차지하고 있다. 이어 콜마너가 약 10% 내외를 점하고, 그 외에 중소업체가 나머지를 나눠 갖는 구조다.

이들 업체는 대리운전 운임의 약 20%를 수수료로 떼어간다. 지방 일부 업체는 30%까지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만 따져도 연간 5000억~7000억원에 달한다. 연 151억 원 규모인 콜택시와 비교하면 규모면에서 훨씬 크다.

◆카카오대리운전에 대리운전 업계 '찬반' 논란
카카오톡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대리운전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는 업주들과 환영의 뜻을 나타낸 대리운전 기사들 사이에 대립국면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지난 20일 로지연합을 중심으로 대리운전 업주 300여 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다음카카오 사무소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과 조직을 가진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진출 계획은 기존 시장 종사자들의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선 대리운전 기사들은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을 기회라는 점에서 대체로 반색하고 있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회원 50여 명이 이날 집회 현장 인근에서 환영 기자회견과 집회를 연 것이 방증이다.

대리기사들은 그동안 대리운전 업체가 기사에게 단말기를 강매하거나 배차를 제한하는 등 횡포를 일삼은 만큼 다음카카오의 업계 진출이 업계 정화를 근절할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김종용 회장은 "20%에 달하는 수수료, 보험료 전가, 각종 벌금 부과 등 로지연합 등 업체의 횡포가 심각했다"면서 "다음카카오가 대리시장에 진출하면 명색이 대기업인 만큼 이전보다 가혹하게 기사들을 수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귀띔했다.

◆‘카카오대리운전’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
카카오톡 대리운전 시장을 진출을 둘러싼 상반된 견해는 그만큼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다. 그러나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성공적으로 연착륙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곳곳에 걸림돌이 산재해 았기 때문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시장을 석권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대리운전 업계는 요금 기준도 제각각이고, 기사 신원도 불확실해 고객 불만이 많은 편이다.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과 카카오택시를 통해 축적한 경험과 서비스를 대리운전에 도입한다면 업계 최강자가 되기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대리운전 기사 최모씨는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한다면 이미 자리를 잡은 주요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는 도산할 것이다"며 "살아남더라도 상당한 수익을 다음카카오에 빼앗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부 대리운전 기사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대리운전이라는 직종이 상당히 특수하기 때문이다. 우선 대리운전은 미터기로 움직이는 택시와 달리 운임이 일정하지 않다. 고객 목적지와 시간 등에 따라 운임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고객과 대리기사의 분쟁도 끊이지 않는 편이며, 고객 불만도 상당히 많이 접수되는 시장이다.

수수료도 문제다. 중개업체의 높은 수수료가 불만이던 대리기사들은 반기겠지만, 다음카카오도 대리운전 기사에겐 수수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또 다른 '슈퍼 갑' 논란이 생긴다. 다음카카오가 수수료를 10%대로 낮춘다 하더라도 대리기사들에겐 부담될 수도 있다.

골목상권 침탈 논란도 넘어야 할 벽으로 꼽힌다. 콜택시 업계는 나비콜, 엔콜 같은 대기업 계열사 중심이었지만, 대리운전 업계는 대부분 영세업체 중심으로 돌아간다. 다음카카오가 이 시장을 지배할 경우 논란이 일 대목이다.

한편 대리운전 시장 진출설에 관해 다음카카오 측은 신중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톡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으로 안다"라며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지경제=전영민 기자]


전영민 기자 miny@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