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기업 논란, 롯데家…어떻게 볼 것인가?
친일기업 논란, 롯데家…어떻게 볼 것인가?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5.08.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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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의 경영권 분쟁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임박한 가운데, 광복 70주년을 즈음하여 롯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 =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번져갔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SNS를 통해 알려진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씨가 일본 외무상을 지낸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와 친인척 관계라는 세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롯데그룹의 지배주주가 일본기업이란 점 등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 두번째 부인, 日 A급 전범의 친척?

최근 흥행한 영화 '암살'에서는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가 등장한다. 그는 일본제국 마지막 외무대신(現 외무부장관급)으로 알려졌다. 일본제국의 항복조인식 당시 항복문서에 직접 서명했으며, 이후 A급 전범으로 체포돼 도쿄전범재판에서 금고 7년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가석방 이후 개진당 총재, 일본민주당 부총재 등을 거쳐 다시 외상이 된 이력이 있다.

언론인 정순태씨는 지난 1998년 발간한 ‘신격호의 비밀’을 통해 시게미쓰 하츠코의 외삼촌이 시게미쓰 마모루이며, 신격호 총괄회장이 유력 가문인 처가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롯데를 키울 수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SNS상에서 ‘롯데 = 일본기업’이며 ‘전범기업’이라는 논란이 불을 붙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한 롯데그룹의 입장은 단호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하쓰코 여사님과 시게미쓰 가문은 어떤 친인척 관계도 없다"며 "일본 현지에 있는 시게미쓰 가문 관련 단체에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총괄회장이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라는 이름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식 이름을 지으면서 당시에 흔했던 성을 택했거나 한국 성이 '신씨'(辛氏)임을 고려해 성을 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하쓰코씨의 결혼 전 성은 '다케모리'(竹森)이며 '시게미쓰'라는 성은 신 총괄회장과 결혼한 이후 그의 일본식 성을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家에 정통한 관계자는 “시게미쓰 여사의 아버지는 일본 육군 대좌(대령)로 1944년 사이판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설명했다.

지배주주가 일본기업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

롯데그룹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롯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탄력을 받고 있다. 재벌개혁과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와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 10개 시민단체는 지난 12일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 사태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롯데제품 불매운동에 나설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롯데그룹은 다른 재벌 기업과 달리 골목상권의 중소상공인들이 영위하는 도소매, 음식, 숙박업 등 생계형 업종에 제일 많이 진출한 파렴치한 유통 재벌"이라며 "사회적 책임과 동반성장이라는 책무는 멀리한채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반사회적인 경영 행태를 일삼으면서 골목상권과 중소상인 등 서민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지난 4일 롯데카드와 롯데백화점 등 롯데 전 계열사를 향한 '소비자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선포한 바 있으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40개 단체 역시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카드 가맹 해지·결제 거부 운동과 함께 롯데마트·롯데슈퍼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롯데 불매운동은 단순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씨가 일본 외무상을 지낸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와 친인척 관계라는 세간의 소문 때문이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롯데그룹의 지배주주가 일본기업이란 사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후, 롯데家의 일본 친화적 분위기에 대중들이 위화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국내 방송 인터뷰에서 일본어로 이야기한 것과 신동빈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가 기폭제가 됬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지는 롯데家의 사람들이 한국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재미동포 사업가 딸인 조은주씨와 결혼했고 차남 신동빈 회장은 일본 다이세이건설 부회장 딸인 오고 미나미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 모두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한국어가 편하지 않다. 또 이중국적을 유지하면서 군 면제를 받은 이후 일본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는 국내에 상장된 8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며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께서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하셨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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