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전 총괄회장의 지지선언…분쟁의 흐름은?
신격호 전 총괄회장의 지지선언…분쟁의 흐름은?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5.10.1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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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에 휘몰아친 경영권 분쟁 일명 '형제의 난’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신격호 전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장남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오늘 상태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신 총괄회장은 16일 오후 호텔롯데 34층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자신의 건강은 이상이 없으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공개한 서류는 자신의 의지이고, 롯데의 경영권은 장남이 갖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건강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좋다"고 짧게 답했다.

 

신 전 총괄회장은 잘 들리지 않는 듯 여러 차례 반복해야 대화를 알아들었고, 발음도 다소 부정확했다. 그러나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뜻을 같이 하는 롯데그룹 측은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에 롯데호텔 본관 36층 샤롯데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롯데그룹 이종현 상무는 "고령이고 심신이 굉장히 허약해진 상태에서 말하는 모습을 언론에 보일 수 있는 계기"였다며 "오늘 상태는 조심스러우나 굉장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고한 뒤 발언 내용 방향의 진실을 판단할 기회를 갖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이 "오늘 상태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일축한 것은 신 전 총괄회장이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 관련된 말을 앞뒤 발언과 전후 맥락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답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신동주 측 "신격호, 연금당한 상태 다름없어"
앞서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를 비롯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의 변호인단은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사무실의 신동빈 회장 집무실을 방문했다. 방문 내용은 신 총괄회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15일자 통고서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SDJ코퍼레이션은 "신 총괄회장이 오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배치 직원 해산 및 CCTV 철거 등 6가지 사안에 대해 엄중히 통고했다"고 밝혔다.

6가지 통고사항에는 ▲총괄회장인 본인의 즉각적인 원대복귀와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 ▲신동빈 회장을 포함해 불법적인 경영권 탈취에 가담한 임원들의 전원 해임과 관련자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할 것 ▲총괄회장의 집무실 주변에 배치해 놓은 직원들을 즉시 해산 조치하고 CCTV를 전부 철거할 것 등이 포함됐다.

또 ▲향후 장남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본인의 거소 및 지원인력에 대한 관리를 총괄하게 할 것 ▲본인의 승낙이 있는 자의 통신 및 방문 등 본인과의 소통행위에 대한 일체의 방해행위를 금할 것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는 식의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 등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을 통고했다.

통고서 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자유로운 소통을 방해하거나, 감시요원의 즉각 해산 및 CCTV의 즉시 철거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 이를 본인에 대한 불법 감금행위로 간주할 것"이라며 "만약 불응하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엄히 물을 것이므로 즉각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은 통고서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DJ 코퍼레이션 고문을 맡은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롯데 그룹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통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신 총괄회장은 연금 당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민 고문은 "대한민국에서 누구를 연금할 수 있겠는가"라며 "최근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주변에는 많은 직원들이 배치 돼 있고 집무실에는 CCTV가 설치됐다. 신 총괄회장의 개인적인 권리가 보장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대가 누구를 만나는 지 어떤 행동을 하는 지 여부를 감시하겠다면 어떻겠는가"라며 따져물었다.

해당 사항에 대해 롯데그룹은 “롯데는 고령의 총괄회장님의 신변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제 3자의 출입을 통제했을 뿐, 총괄회장님 거처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가족들의 방문을 통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때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던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은, 이미 점입가경의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갔으며,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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