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MBC 뉴스까지 감시?
삼성그룹, MBC 뉴스까지 감시?
  • 심상목
  • 승인 2010.11.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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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내부정보 유출 의혹…삼성, “개인적으로 한 일”

삼성 직원이 수년간 MBC 보도국 내부정보를 다루는 뉴스시스템의 정보를 미리 빼낸 사실이 MBC 내부감사에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접속 IP주소가 삼성으로 되어 있는 컴퓨터가 수년여간 뉴스시스템에 접속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 측이 정보를 회사 이익에 반하는 부정적인 뉴스 보도를 막기 위해 고의적으로 접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MBC는 보도국 뉴스시스템을 담당하는 사원이 3년여에 걸쳐 삼성으로 이직한 MBC 전 동료에게 큐시트와 정보 보고 등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내부 특별 감사를 실시했다.

 

MBC 측은 현재 연루된 내부 직원에 대해 대기발령을 낸 상태이며 정보 유출정도와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감사가 진행 중에 있다.

 

MBC와 노조 측이 ‘정보가 새고 있다’는 점을 감지한 것은 ‘찌라시’로 불리는 이른바 증권가 정보지 때문이다. 노조와 일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보도국 사내 정보들이 찌라시에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게재되면서 정보 유출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7월 특별 감사를 실시한 결과 MBC 뉴스시스템 담당자인 정보시스템부 소속 문모씨가 삼성으로 이직한 MBC 퇴직 사원 오모씨에 MBC 내부 정보를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아울러 감사실은 IP주소가 삼성으로 돼 있는 컴퓨터에서 MBC 보도국 뉴스 시스템에 장기간 접속한 사실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 측이 수집된 MBC 정보를 통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가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사용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29일 오마이뉴스는 MBC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해 “실제 ‘뉴스데스크’에서 종사했던 한 관계자로부터 ‘매일 오후 3~4시면 그날 뉴스데스크에서 방송할 큐시트를 내부 게시판에 올리는 그 가운데 모기업에 대한 뉴스가 있으면 불과 5분이나 10분 뒤 그 기업의 고위직 임원으로부터 전화가 오기도 했다’면서 ‘이건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는 큐시트를 위장으로 만들었다가 방송 직전에 올리기도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MBC 노조는 이번 정보유출과 관련해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어떤 정보를 빼돌렸단 말인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사측의 명확한 진실 규명과 삼성에게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얼마동안 어떤 정보가 누구로부터 누구에게 유출됐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누구가 단수가 아닌 복수일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된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 커넥션 외에 또 다른 정보 커넥션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사는 그 진상을 빠짐없이 조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삼성에 경고한다”며 “삼성의 MBC 내부 정보 수집이 사실이라면 이는 묵과 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 “삼성은 더 늦기 전에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해 그 진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모든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 측은 MBC 내부정보를 유출시킨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MBC에서 퇴직한 전 직원이 옛 직장 동료들의 개인적인 경조사를 알기 위해 접속한 것 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접속한 일이 없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언급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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