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체, 빠른 배송으로 시장구조 바꾸나?
이커머스 업체, 빠른 배송으로 시장구조 바꾸나?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5.12.0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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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에 대규모 투자유치가 이뤄지는 가하면 오프라인 서비스를 확대함에 따라 시장에 파이를 키우고 있어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소셜커머스 업체는 한 가지 상품의 딜(Deal)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일반 온라인몰과 차별 점을 두었지만 지금은 이커머스로 불리며 사업영역과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체 중 눈에 띄는 곳은 쿠팡으로 지난해 3월부터 ‘로켓배송’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자사 상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게 되면서 물류업체들도 긴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켓배송’이란 전국 14개 물류센터에서 ‘쿠팡맨’이라는 자사 배송직원을 통해 24시간 내에 고객에게 직접 구입한 상품을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이 같은 서비스는 쿠팡 자체 물류센터에 수요가 많은 물품을 미리 사놓는 ‘직매입’ 방식으로 고객의 주문과 동시에 출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경쟁업체에 있는 티몬은 자사 슈퍼마트를 통해 구입한 제품에 한해 ‘슈퍼배송’이라는 서비스로 24시간 이내에 주문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위메프는 오전 12시전에 주문한 상품에 한해 당일 출고해 일반적인 배송보다는 빠른 ‘지금가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 시장 커지며 오프라인 서비스 시작
막대한 투자금 유치로 변화 꾀하는 이커머스 업체
이커머스 업계는 빠른 배송을 통해 고객의 상품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 만족도와 상품의 안전까지 배려한 ‘고객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빠른 배송이 소비자에게 일단은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은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활동하는 ‘쿠팡의 얼굴’인 만큼 빠르고 친절한 배송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체 조사에서도 일반택배를 통한 배송 서비스 만족도가 39%인 것에 반해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한 만족도는 99%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안착과 함께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부터 온라인을 통해 가전제품이나 가구 같은 규모가 큰 상품을 떠나 생필품 같은 소비자 밀착 상품까지 구입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게 됐다.
 
지난 4월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대형마트를 통한 거래는 46조6364억원지만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46조9040억원(해외 직접구매 포함)에 달해 이미 대형마트의 거래액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배송을 비롯한 서비스 혁신에 초점을 두고 오픈마켓 시장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쿠팡은 지난 6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서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은 바 있다. 이후 투자금을 바탕으로 로켓배송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다이렉트로 진행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 영역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17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초대형 물류센터를 21개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쿠팡맨은 1만500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갔고 있다.
 
또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고객센터를 강화하기 위해 CS직군(물류센터 포함)에서도 오는 2017년까지 2만4000명까지 채용한다.
 
 
티몬은 지난 4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KR·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또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3000억 규모의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몬은 ‘슈퍼배송’을 실시하며 기존 티몬 고객센터와 별개로 슈퍼마트 전용 콜센터도 구축했다. 전용 콜센터에는 생필품 카테고리에 특화돼 있는 전문 상담원을 배치해, 상품에 대한 문의와 배송, 반품, 환불에 관한 신속하고 정확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위메프는 지난 8월 김정주 회장의 NXC(넥슨 지주사)에서 1000억원 규모 자본을 유치하고 또 최근에는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해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티몬이나 위메프는 투자유치와 관련해 정확한 사용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쿠팡의 배송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송 전쟁으로 오픈마켓 전체가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쿠팡이 배송전쟁을 선포하며 타 업체들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자구책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적자와 물류회사와의 소송 등은 풀어야 할 과제
그러나 이런 계획에는 다소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485억으로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높았지만 영업손실은 1215억원으로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폭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물류센터 건립 등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고 있어 영업손실을 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쿠팡은 지난해 157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마이너스 26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위메프 또한 지난해 1259억원 매출에 2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 지금은 투자가 우선되는 시기인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지금의 적자는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와 별개로 쿠팡은 ‘로켓배송’을 진행함에 있어 한국통합물류협회와 법정 다툼을 한 바 있다. 지난 10월 13일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쿠팡을 상대로 ‘행위금지가처분소송’을 신청한 것.
 
한국통합물류협회 측에 따르면 쿠팡의 ‘로켓배송’은 화물자동차운송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자가용 차량으로 운영해 화물운송시장 내 제한된 허가차량으로 운행해야하는 택배업계와 달리 불법 배송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쿠팡 측은 자사 소유 물건 중 9800원 이상의 상품에 한해 유상운송이 아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배송을 해주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현재는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는 한국통합물류협회의 고발 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앞서 지난 7월에도 부산지방검찰청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어 사건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분쟁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편으론 쿠팡직원의 과로사와 같은 악의적 여론몰이에 곤욕을 겪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일련의 사건들에도 소비자들은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이다.
 
이커머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여‧30세)모씨는 “아기들 분유나 기저귀 등이 자주 떨어져 가까운 마트로 사러 가려면 힘들었는데 주문 당일에 이렇게 가져다주면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독자적으로 배송을 운영하며 유통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는 투자대비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어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경제 =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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