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위는 ‘오빠생각’ 말고 ‘금융생각’이나 해야
[기자수첩] 금융위는 ‘오빠생각’ 말고 ‘금융생각’이나 해야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1.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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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사람들에게 의심 살 행동 하지 말아야

 

   
▲ 곽호성 기자

지난 24일 금융위원회가 영화배우 임시완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 ‘오빠생각’의 영화 예매권을 각 금융사에 강매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있었다. 임씨는 금융위원회 핀테크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위 측은 이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임시완 씨가 핀테크 홍보대사로 임명된 이후 대가없이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며 일부 금융회사들도 임시완 씨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영화표를 구매해 직원 복지 차원에서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화표 구매를 금융위원회가 조직적 차원에서 강매나 할당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금융위의 해명으로 이번 사건이 해프닝 수준에서 정리되고 있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임씨가 아무런 대가없이 핀테크 홍보대사 역할을 맡았다고는 하나 그는 전국 은행에 배포된 계좌이동서비스 안내 전단에 나오는 등 자신을 국민들에게 홍보할 기회를 얻었다.

두 번째는 과연 ‘핀테크 홍보대사’라는 자리가 필요한가 하는 점과 임씨가 핀테크 홍보대사라는 직함에 적합한 이력을 가졌는가 하는 점이다.

세 번째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임씨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오빠생각’ 공식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하면서 업권별 협회장과 금융회사 CEO들도 대거 참석했다는 점이다. 금융위 해명자료에는 금융위원장 뿐만 아니라 업권별 협회장과 금융회사 CEO들도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했다고 되어 있다.

금융위원장이 특정 영화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했다고 해서 각 협회장과 금융회사 CEO들이 대거 같이 참석했다는 것은 협회장, CEO들이 금융위원장이나 금융위원회의 눈치를 봐서 결정한 것이란 느낌을 받게 한다. 협회장들이나 CEO들이 따로 초청을 받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딸의 결혼 소문이 돌자 금융사들이 사실을 확인하는 소동이 있었다. 이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딸 결혼식 소식이 잘못 전해진 것이었다. 이는 금융사들이 금융위원장이나 금융위원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금융위 측 해명대로 순수한 감사의 표시로 임씨를 응원해 준 것이라고 해도 굳이 사람들에게 의심을 살 수 있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금융위는 ‘오빠생각’을 할 게 아니라 ‘금융생각’이나 하는 게 어떨까.

한국 금융은 여전히 갈 길이 멀고 금융위나 금융사 CEO들은 영화시사회 참석 이상으로 더 중요한 일들이 많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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