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VS 미래에셋+대우증권
NH투자증권 VS 미래에셋+대우증권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1.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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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지분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대우증권이 박현주 회장의 손으로 들어왔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증권 인수 이후 미래에셋의 약점이 보완되면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이에 따라 박현주 회장이 해외 사업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래에셋증권과 산업은행은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주식 매매계약 체결을 의결 처리했다.

산업은행은 “미래에셋컨소시엄은 25일자로 계약금(조정 전 매매대금의 10%) 납부를 완료했다”며 “26일 개시되는 확인실사 등을 거쳐 3월 중 최종 매매대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4일 2조4000억원대의 금액을 투자해 산은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전량과 산은자산운용 지분 전량을 매입했다.

이로써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됐다. 따라서 증권업계 1등 회사는 NH투자증권이 아닌 미래에셋증권으로 바뀌게 됐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듯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등 증권사라는 프리미엄은 끝났지만 진정한 승부처인 경쟁력 면에서 충분히 1등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왜 강한가?

NH투자증권 직원들은 자신감은 충분히 갖고 있지만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을 보면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올해 증권업황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도 NH투자증권 직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오는 29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결산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1617억원의 흑자(순이익)를 냈다. 순이익 1위는 229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대우증권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액) 1위 증권사는 NH투자증권(3조3704억원)이다. 2위는 대우증권으로 2조5403억원이었다. 대우증권과 한 몸이 될 미래에셋증권은 1조9333억원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대우증권이 2961억원으로 제일 많았다. NH투자증권은 2292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대우증권이 순이익 측면에서 NH투자증권을 앞지르고 있는 이유 중 첫 번째를 직원들의 기량에서 찾고 있다. NH투자증권 직원들도 우수하지만 대우증권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지점 영업 측면에서 약간 더 우수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NH투자증권 지점 수가 83개인 반면 대우증권은 102개의 국내 지점을 갖고 있다. 대우증권은 그동안 오프라인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 왔고 이에 따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증권이 2000년 5월 산업은행 계열로 들어가면서 안정된 공기업이 된 것도 우수 인재들의 이탈 예방과 참신하고 재능 있는 인재들의 등용에 큰 도움이 됐다. 개인 성과급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은 NH투자증권, 대우증권 둘 다 같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NH투자증권도 개인 성과급 제도를 택하고 있다”며 “다만 점포나 부서 단위도 평가해서 성과급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총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영화배우 하정우를 내세워 옥토 브랜드 대신 새로 만든 큐브 브랜드를 광고하고 있다. 대우증권이 축구선수 차두리를 내세워 바람을 일으킨 것에 영화 ‘암살’, ‘군도’ 등에 출연해 폭넓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하정우를 모델로 기용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NH투자증권도 다른 증권사들처럼 자산관리 서비스에 홍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우증권이 연금 등 개인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또한 김원규 사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IB 부문이다. NH투자증권은 IB 부문을 성장시킬 계획이다. 4월 초에는 3000억원 규모의 1호 헤지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NH투자증권이 개인 자산관리 같은 분야는 국내 시장이 좁고 경쟁자가 많아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헤지펀드 등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과제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업계 1등의 증권사가 됐지만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우선 가장 급한 것이 두 회사의 중복 지점망을 정리하는 문제다.

올해 1월 현재 대우증권은 102개, 미래에셋증권은 76개 지점을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결국 두 회사의 지점이 통폐합되면서 잉여인력이 대거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박현주 회장이 해외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내에서 생긴 잉여인력을 해외 사업에 투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 회장의 꿈은 ‘금융의 삼성전자’를 만드는 것이다. ‘금융의 삼성전자’라는 꿈은 해외 시장 공략 성공 없이 이뤄질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인사들은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증권을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미래에셋센터원 빌딩

현재 운영이 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거점은 모두 5곳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 거점에서 번 영업수익은 200억원 가량이다. 이렇게 성과가 약했던 이유로는 우선 자본 부족이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해외 진출 기간이 짧아 네트워크가 아직 약한 것도 이유로 보고 있다.

일단 대우증권을 인수해 자본력은 어느 정도 보완이 됐다. 지금 세계 경제는 박 회장에게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유능한 기업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다.

중국 경제는 불안하지만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증권투자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자본시장이 발전할 전망이다. 또 하락장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투자전략이 있다. 세계 증시가 불안하지만 돈을 버는 자는 벌기 마련이다.

따라서 증권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이미 한계가 보이는 국내보다는 해외에 관심을 갖고 정력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최고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80조원에 달하는 운용 자산 가운데 18조원 정도를 해외에서 직접 운용 중이며 부동산 대체투자로 무시할 수 없는 이익을 거두고 있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약점이 대우증권과 합병하면서 보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9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순이익은 1701억원이었으며 전년의 1822억원과 비교하면 6.6% 줄었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 분기 대비 감소된 거래대금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와 PI부문 손실 영향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의 주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제반 일회성 요인을 가정하지 않은 16년 예상 순이익은 198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이 주춤한 이유 중 하나는 오프라인 주식위탁매매가 약하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총 영업수익 중 약 13% 정도만 주식위탁매매에서 나온다. 반면 대우증권은 오프라인 주식위탁매매에 강하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WM), 온라인 브로커리지, 해외 투자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반면 대우증권은 오프라인 브로커리지, IB(Investment Banking, 투자은행), 채권 운용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이후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도 본계약 체결, 대금 납입, 금융위원회 승인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 출범은 2017년으로 예상된다”며 “16년 회계연도 실적 추정치 기준 합병 법인의 이익 규모는 영업이익 5774억원, 순 이익 4916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6.7%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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