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변신은 무죄, 현대카드의 변신도 무죄
여성의 변신은 무죄, 현대카드의 변신도 무죄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2.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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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에서도 재계의 맞수인 현대와 삼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개인고객 시장 기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시장에서 삼성카드가 35조6000억의 매출을 기록했고 현대카드는 30조4000억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카드는 신용카드 매출에서 신한카드에 이어 2위이고 현대카드는 3위다.

체크카드에서는 삼성카드가 5000억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현대카드는 1000억 정도의 매출에서 그치고 있다. 종합하면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에 비해 열세에 있는 셈이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매출을 합친 카드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카드는 12.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현대카드는 10.3%다.

그동안 현대카드가 엄청나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삼성카드와 경쟁하기 보다는 NH농협카드라는 쉽지 않은 상대를 먼저 따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카드와 NH농협카드

현대카드는 본래 시장 점유율이 미약했으나 최고경영자의 통찰력과 경영능력이 뛰어나 업계 상위권 회사로 도약했다.

2001년 현대카드가 출범했을 때 시장점유율은 불과 1.8%였으나 강력한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10%도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NH농협카드도 실적이 좋아서 금융권에서는 삼성카드 출신 전문경영인인 신응환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의 임기는 올해 3월까지다.

두 회사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현대카드가 개성 있고 활력 넘치는 카드사로 성장해 왔다면 NH농협카드는 조용하면서도 내실 있게 세력을 확장해 왔다.

신 사장은 2014년 초 카드 사태 이후 NH농협카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신 사장은 정보 유출로 인해 어려운 상황으로 몰린 NH농협카드를 잘 이끌어 점유율 두 자릿수 카드사로 밀어 올렸다.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현대카드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지난해 상반기 개인고객 기준(신용카드+체크카드)으로 NH농협카드에게 시장점유율에서 밀리며 5위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현대카드가 기존의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현재 카드 시장에는 신한, KB국민, 삼성, NH농협이 현대카드 앞에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거대 은행을 끼고 있거나 모(母)그룹 자체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금융업을 매우 중시하지는 않고 있어 현대카드가 모(母)그룹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업계 인사들은 현대카드가 카드업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중은 카드를 사용하면서 더 많은 혜택을 받고 더 세심한 배려를 받기를 원한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매우 선전해 왔지만 거대한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강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카드 업계와 금융권 인사들의 충고다.

현대카드가 다른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현대카드 외에도 현대차그룹의 주요 금융계열사로는 HMC투자증권과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가 있다. 특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은 같은 CEO가 이끌고 있으며 현대라이프는 현대커머셜이 2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현대·기아차가 만든 상용차(버스, 트럭 등)와 건설, 공작기계 등의 산업재, 부동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피탈회사다.

카드업계 인사들은 현대카드가 핀테크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존의 사업모델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현대카드가 NH농협카드를 확실히 이기려면

현대카드가 NH농협카드와 거리를 확실히 벌리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을 더한 시장점유율 순위에서 삼성카드를 제압해 3위 자리를 굳히려면 체크카드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난해 10월 금감원 카드사 매출액(체크카드)을 보면 NH농협카드가 14조 3000억원에 이른 반면 현대카드는 1000억원 정도에 머물렀다. 현대카드가 NH농협카드와의 체크카드 경쟁에서 크게 지고 있는 것이 현대카드가 NH농협카드에 밀린 원인이다. 현대카드는 신용카드 매출액만 봐서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인사들은 현대카드가 신세계의 SSG페이 같은 결제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와 과감히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 현대카드가 핀테크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은행과 손을 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카드업계 인사들은 현대카드와 경쟁하는 대형 카드사들이 대부분 거대 은행과 같은 금융그룹 안에 있기 때문에 체크카드 사업에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쟁 대형카드사와 같은 금융그룹 안에 있는 은행과 손을 잡는 것은 어렵겠지만 다른 은행이나 우체국, 수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과 힘을 합치면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사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 19일 금융투자협회의 3차 금요회 자리에서 “카드업계는 거대한 기술변화의 물결을 능동적 활용하고 새 영역에 도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드사들이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멈추고 기술경쟁에 나서 카드의 기능을 혁신하라는 메시지다. 그는 빅데이터 등을 가지고 새 부수업무를 찾아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카드업계 인사들은 가까운 미래에 NH농협카드가 분사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NH농협카드는 전국 농협 유통망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NH농협카드가 분사될 경우 더 강한 의지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여 현대카드는 더욱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될 전망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이제 현대카드가 스스로 변화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탁월한 마케팅을 보여주면서 강력한 성장을 했지만 이제는 ‘ICT기술’과 타 업체와의 ‘협력’도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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