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된 상권 구축이 절실한 이유
특화된 상권 구축이 절실한 이유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6.03.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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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의 부촌이자 유명인사들이 다수 거주하는 ‘서래마을’과 그 인근에 위치한 ‘방배사이길’은 인접지역이시만 전혀 다른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서래마을은 프랑스를 연상시키는 고급상권이고, 방배사이길은 공방 중심의 특화상권이다.

‘작은 프랑스 서래마을’
서래마을이 현재의 상권을 이루게 된 것은 지난 1985년 용산구 한남동에 있던 서울프랑스학교가 이주해 온 탓이 크다. 외교관들을 비롯한 프랑스인들이 서울프랑스학교를 중심으로 하나 둘 모여 살게 되면서 '한국 속의 작은 프랑스'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브런치 카페 및 노천카페들이 드라마 등의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주한 프랑스인들의 절반이 가까이가 서래마을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몽마르뜨 길, 몽마르뜨 공원 등 프랑스풍의 거리이름 역시 이런 배경을 반영하고 있다.

서울프랑스학교 부근부터 방배중학교를 지나 함지박사거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바로 이러한 서래마을의 독특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작은 브런치 카페와 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여름이면 이른 점심을 먹는 이들의 여유로운 낭만을 즐기는 모습이 쉽게 목격된다.

방배중학교 인근에서 브런치카페를 열고 있는 한 업주는 “주된 고객층은 여성들이 많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외지인의 비율이 나름 있는 편이고 늦은 오후보다는 오전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다”는 것이다.

프랑스인이 많다고 해서 프랑스 과자나 음식을 파는 것은 아니다. 기껏해야 ‘마카롱’ 정도. 대부분 일반 카페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주를 이룬다. 특색 있는 상품 보다는 카페들이 가진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각각의 카페마다 자주 찾는 지역 단골들이 있는데 우리 카페는 젊은 프랑스인들보다는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 거리를 걷다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확실히 외국인의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 연예인들과 유명인들이 많이 살기로 유명한 만큼 대중들이 알만한 얼굴들이 종종 보였다.

서래마을에는 개그맨 신동엽과 박명수, 영화배우 최민식, 천정명 등의 연예인을 비롯하여 봉준호 감독, 김세연 국회위원 등의 유명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인사로는 최재원 SK 부회장,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등이 살고 있다.

상가 권리금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서래마을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 관계자는 “중심에 위치한 가게들은 바닥 권리금이 이미 억단위로 붙어있기 때문에 창업자들이 쉽게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매장에는 고급화된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권 자체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최근 5년 사이 오른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은 프랜차이즈 직영점들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가로수길이나 홍대 메인 등과 비교했을 때 보다는 대형화와 프랜차이즈화가 덜 일어난 편이지만 최근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서래마을 초입의 이면 상권을 권하기도 했다. “프랑스학교 아래쪽으로는 아직 작은 가게들이 남아있고 이면으로도 나름의 상권이 발달해서 특색 있는 가게를 꾸리기에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지역은 유동인구는 중심도로의 3분의 1 수준이고 주로 연인들과 무리를 지은 여성들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소 한다.

해당 지역의 멕시코 음식점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말할 수는 없으나 처음 들어왔던 3년 전에 비해 25%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공방 중심의 ‘방배사이길’
서초구 방배동의 함지박사거리부터 서래초등학교까지의 이면도로에 위치한 ‘방배 사이길’은 2010년 전후부터 가죽공방을 비롯한 공방들이 모여들면서 특유의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방배로42길 혹은 ‘사이길’로 불리는 이곳의 초입은 평범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예전 가로수길과 같이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공방들과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몇몇 공방은 가로수길과 홍대 등에 자리를 잡았다가 번잡함과 월세부담을 피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온 것이다.

방배사이길은 북적거리는 느낌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 가까웠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사이길 상권은 일반 골목상권이라기 보다는 특화거리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일반적인 가게보다는 공방들이 많이 들어선 까닭에 생필품 구입이나 일반적인 구매활동은 다른 곳에서 하고 말 그대로 구경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인근에 서래마을이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있는 편이지만 많지 않고 또다시 지갑을 여는 경우도 적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소비자의 지갑을 열만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이길의 한 공방의 관계자는 “구경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적인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상품판매보다는 공예 강습 회원 확보가 주 수입원이라는 것이다.

반면 방배사이길의 임대료가 다른 인근상권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사이길에서 일반적인 10평 규모의 매장의 경우 보증금은 1500~2000만원 정도이며 월세는 80~120만원 전후이다. 바닥권리금은 확실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2000~3500만원 전후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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