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리스 오블리제의 극과 극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극과 극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3.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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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딸인 최민정 해군 중위가 아덴만 근무를 마치고 북방한계선(NLL)을 방어하는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화제가 됐다. 남성들도 달가워하지 않는 군대 생활을 대기업 총수의 딸이 자원해서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박수를 쳤다. 최 중위 덕분에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은 의도치 않게 상당한 홍보효과를 봤다.

반면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은 자랑스럽지 못한 대기업 총수의 딸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조 전 부사장에게 불명예를 남긴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이 터진 이후 1년 3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요즘 조 전 부사장은 특별한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 땅콩회항'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해 5월 2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이디야 소공점 대표는 여전히 조현아

다만 여전히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1층에 자리 잡은 이디야 소공점(커피전문점)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이디야 소공점 대표가 조현아 전 부사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커피전문점 경영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었다. 당시 일부 시민단체는 두 사람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점주 자리를 내놓고 수익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요구했었다. 또 한진그룹에게 “재벌3세 일감 몰아주기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반면 최 중위는 기업에서 일하지 않고 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 예하 전투전대에서 통신관으로 복무 중이다.

최 중위는 평소에는 함정 근무를 하지 않고 육상의 전대 본부에서 근무한다. 그러다 훈련 등으로 인해 전대장이 함정에 타면 같이 승선해 통신 임무와 전대장이 지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보통 해군의 위관급(소위~대위) 함정 근무 장교들은 함정을 1년 이상 타고 난 뒤 육상에서 1년 정도 근무하고 다시 함정 근무를 하는 식으로 군 생활을 한다.

▲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대강당에서 열린 청해부대 19진 '충무공이순신함' 입항환영식에 참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딸인 최민정(23) 중위가 어머니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여군 장교들은 거의 대부분 장기 복무를 원한다. 여군 장교의 경우 희망 인원은 많은데 비해 모집 인원은 매우 적어서 장교 시험에서 합격하기 상당히 어렵다. 어렵게 합격해 놓고 단기간 복무하고 군을 떠나겠다는 생각을 갖는 여군 장교는 극히 드물다.

조 전 부사장은 최 중위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최 중위는 대기업 총수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군 생활을 자청해서 하고 있는 반면 조 전 부사장은 그릇된 언행으로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두 사람의 차이점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조 전 부사장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대신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일부 호사가들은 조 전 부사장이 좀 더 반성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좋은 경영자로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좋은 경영자의 첫 번째 조건은 능력이 아닌 인성이라는 것이 업계 인사들의 견해다.

조 전 부사장이 근무했던 대한항공도 민간 기업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다. 업계 인사들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갖추지 못한 채로 경영에 복귀해 다시 문제를 일으키면 대한항공이 국민들에게 버림받을 수 있다고 업계 인사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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