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오너공백 어떡하나?
CJ그룹, 오너공백 어떡하나?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3.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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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은 이사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이재현 회장 대신 신현재 CJ주식회사 경영총괄 부사장,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각각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때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던 이 회장은 2014년 CJ E&M, CJ오쇼핑, CJ CGV 3개 계열사를 비롯해 2015년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자 재선임하지 않고 사퇴했다.

특히 CJ주식회사는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는 그룹의 지주회사이고 CJ제일제당은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로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등기이사 사퇴는 사실상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는 지난 2013년 비리 혐의로 실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횡령, 배임과 조세포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 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선 전표와 회계장부를 조작해 115억8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이 무죄로 인정돼 징역 3년에 벌금 252억 원이 선고됐다.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도 이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대법원에 재상고하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에 따른 거부반응과 면역억제제 부작용 등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구속집행정지 상태다. 당장의 구속집행은 막았지만, CJ그룹 내부에서는 그룹 수뇌부의 공백으로 경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세 경영은 아직 일러…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 회장의 부재와 더불어 어머니인 손복남 그룹 고문도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중이고, 이채욱 부회장도 최근 폐질환으로 경영 참여가 어려운 상황으로 오너가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 회장이 직접 이끌었던 신규·글로벌사업 추진이 불투명해 질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까지는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부회장이 참여하는 경영위원회에서 큰 결정을 내리고는 있지만, 오너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각 계열사들의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CJ그룹 경영권을 자녀에게 승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CJ그룹 측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의 딸 경후 씨는 올해 초부터 CJ그룹 미주법인에서, 아들 선호씨는 CJ제일제당 대리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나이가 적고,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도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CJ E&M의 지분율을 보면 경후씨는 0.27%, 선호씨는 0.68%를 보유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경영권 승계 등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고,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갈 것”이라며 “다만 오너의 공백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 유치 건 등의 차질은 불가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건강과 재판상황 등을 고려하면 CJ그룹의 총수 공백이 길어질 전망이어서 앞으로 그룹이 이 난관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경제 = 김창권 기자]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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