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투사장 10년 장수 비결은?
유상호 한투사장 10년 장수 비결은?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3.24 09: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서로 옆에 붙어 있는 이웃 증권사다. 그런데 최근 두 증권사의 사장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증권가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유상호 사장은 10년 연임을 하게 됐지만 하나금융투자의 장승철 전(前) 사장은 재임 2년 만에 사장직에서 내려왔다. 증권가의 호사가들은 유 사장과 장 전 사장의 운명이 갈린 키워드로 ‘인간관계’를 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상호 사장의 재선임안을 승인했다. 이로 해서 유 사장은 ‘10년차 증권사 CEO’가 됐다. 단일 증권사 사장 가운데 최장수 기록이며 금융권 전체를 통틀어 봐도 이런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투자증권 이사 및 감사의 임기는 1년으로 매년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증권업계가 유 사장의 연임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이런 철저한 검증을 9번이나 넘어섰다는 점을 주목한 결과다.

유상호 한투 사장 장수비결

유 사장의 장수 비결은 우선 탁월한 실적이다. 2007년 47세의 나이에 한국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이래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 강화에 전력을 기울여 한국투자증권을 업계 상위권으로 올려놓았다.

2014년까지 4년 내리 증권업계 순이익 1위를 고수했다. 지난해에는 2007년 이후 최대실적을 끌어 냈다. 전년 대비 25.9% 늘어난 2848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이다.

유 사장 취임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위탁영업), IB, 파생상품, 자산관리 등 각 부문에서 골고루 발전했다. 지난해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도 받았고 현재는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자기자본이 6조원대로 불어나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게다가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유 사장의 최대 강점을 원만한 대인관계로 보고 있다. 오너에게는 신임을 받고 부하들에게는 신뢰를 받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 한국투자증권 직원은 “유 사장님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리더 타입”이라며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 사장은 직원들이 자신에게 메일을 보내면 24시간 안에 응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분기마다 최우수 직원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는가 하면 최우수 점포는 아무리 멀리 떨어진 지역의 점포라도 잊지 않고 방문하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장승철 전 사장이 단명한 이유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바로 옆에 있는 하나금융투자의 장 전 사장은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4년 3월 하나대투증권 사장직을 맡았고 2년간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근무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장 전 사장이 오래 하나금융투자 사장직을 맡지 못한 키워드 역시 ‘대인관계’를 꼽고 있다. 유 사장이 오너에게 신임 받고 부하들에게 신뢰받는 CEO라면 장 전 사장은 부하들과의 유기적 화합이 아쉬운 CEO라는 평가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 노조는 올해 2월 초 장승철 사장 연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장 전 사장은 직원이나 노조와 소통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이유다.

하나금융투자 노조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이 잘 만나주려 하지 않았다”라며 “창구 업무를 맡는 지원직군에게도 추가 성과급 도입을 약속해놓고 세부협상에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워 약속을 깬 것이 결정적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홍보팀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의 연임실패는 직원들과의 소통과는 무관한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해명했다. “경영진이 증권 분야에 오래 몸담은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출신 이진국 사장을 중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어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장 전 사장이 노조와 거리를 뒀기 때문에 노조의 장 전 사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인관계’라는 키워드로 두 증권사의 CEO를 대비하는 증권가의 시각이 흥미롭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