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주가약세 속타는 예보공사
한화생명 주가약세 속타는 예보공사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3.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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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화생명 주주들과 예금보험공사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한화생명 지분 15.25%를 갖고 있으며 한화생명 지분을 팔아서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 입장이다.

사정이 이럼에도 한화생명 주가는 약세다. 한화생명 주가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8000원대였으나 30일 종가는 6800원에 그쳤다. 올해 1월4일 7220원으로 시작을 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한화생명 주가는 왜 부진할까?

이렇게 한화생명의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부진한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한화생명 매출액은 4조5170억원, 영업이익은 1298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매출은 2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6.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조53억원이었고 367억원의 영업손실과 205억원의 순손실을 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다만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1.89%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런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저금리라고 지목하고 있다. 금리가 낮은 탓에 자산을 운용해도 큰 돈을 벌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 업종 전망이 좋지 않은 것도 한화생명 주가 상승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세계 경제가 디플레 국면에 빠져 있고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보험사들이 미래에 큰 돈 을 벌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화되는 저출산 고령화도 생명보험사 주가가 오르는 것을 막는 요인 중 하나다. 저출산 고령화는 생명보험사에게는 줄 돈은 많아지고 들어올 돈은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내수 경기가 차갑게 식어있고 막대한 가계 부채가 있는 것도 보험사들에게는 나쁜 조건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보험 가입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한화생명의 대주주인 한화그룹이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시장으로 나오는 지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이외에 2단계 국제회계기준(IFRS4)도 우려를 낳고 있다. 새 기준이 2020년에 도입되면 생명보험사들의 부채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막대한 자본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해 있다.

한화생명 주가 오른다

사정이 이렇지만 그래도 한화생명 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년에 공시이율 결정 범위가 확대되면서 저축성보험 증가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중 금리 하락세도 지난해 대비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이자율차(이차)이익은 개선될 여지가 존재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장성 보험 중심의 성장 및 부당청구 축소를 통해 위험손해율 개선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공시이율이란 보험사가 보험개발원에서 내놓는 공시기준이율을 고려해 일정 기간마다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에 부여하는 이율을 말한다.

그래도 속 타는 예보

그렇지만 예보는 아직 한화생명 주가 때문에 답답하다. 예보는 지난해 10월 한화생명 지분 7.5%를 주 당 7987원에 한화생명으로 넘겼다. 이에 따라 예보는 지난해 4분기에 약 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찾았다.

그러나 현재 갖고 있는 예보 지분 15.25%도 조속히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주당 8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한화생명 주식을 팔 수 있었다. 지금 매각에 나설 경우 7000원에도 못 미치는 6800원(30일 종가) 정도의 금액으로 지분을 팔아야 한다. 당연히 예보는 한화생명 지분 매각을 꺼릴 수 밖에 없다.

예보가 갖고 있는 한화생명 지분 15%의 보호예수는 다음 달 28일 해제되지만 주가가 크게 오를 때까지는 예보가 한화생명 지분을 계속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적어도 한화생명 주식 1주당 1만원에서 1만5000원 사이의 금액을 받아야 예보가 한화생명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예보는 증시 동향에 따라 블록세일이나 배당 증액 등을 검토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한화생명 주가 올라가려면

업계에서는 한화생명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해외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이 해외 진출 성공의 대표 사례다. 이 법인은 5개 점포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점포를 54개로 늘렸다. 설계사 숫자도 시작할 때는 450명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거의 30배 가까이 늘어난 1만2000명이 됐다.

실적을 보면 진출한 해인 2009년에는 수입보험료가 16억원이었으나 2014년에는 227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또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자사의 재원으로 한화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것보다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화생명은 2014년 1488억원을 배당을 했고 지난해에도 1352억원을 배당했다.

사실 한화생명의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한화그룹도 마찬가지다. 한화생명 지분 24.88%를 갖고 있는 한화건설은 대규모 교환사채(EB)의 발행을 진행 중이다.

EB는 회사채 중 하나로 기업에 돈을 대여해 준 사람(채권자)가 자신이 가진 채권을 기업이 가진 다른 기업 주식으로 바꾸는 것을 원할 경우 사전에 지정한 가격에 교환해주기로 계약하고 판매하는 채권이다.

한화건설은 EB로 자금을 구하는 대신 투자자들이 특정 가격에 EB를 자사가 보유한 한화생명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해줄 계획이다. 이럴 경우 한화생명의 주가가 높은 것이 한화건설에게 유리하다. 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액수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화생명이 한화그룹 일부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보험업계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어떤 경영전략을 사용해 주가를 끌어 올릴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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