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로 되파는게 예정된 수순?
고가로 되파는게 예정된 수순?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4.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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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대형할인매장 킴스클럽 매각을 진행한 결과,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잇따른 사모펀드의 유통업체 인수로 시장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가 투자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올리기 보다는 재무개선을 통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최종적으로는 인수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것을 우선한 전력을 들어 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KKR은 기업인수합병(M&A) 전문기업으로 블랙스톤, 칼라일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펀드로 불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만도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처음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에는 티켓몬스터의 경영권 지분 59%를 인수 한 바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킴스클럽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는데 KKR이 기존 투자 업체들과의 시너지 차원에서 킴스클럽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보여 왔다”며 “이번 입찰을 통해 KKR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뉴코아 강남점 부동산 매각은 배타적 협상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KKR측의 인수 의사가 있어 본계약 체결 전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현대증권을 선정할 예정이다.

당장의 급한 불 끌 수 있는 이랜드

 

킴스클럽은 이랜드가 1995년 처음 선보인 하이퍼마켓(기업형 슈퍼마켓)으로 한 해 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이 최근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나빠지자 킴스클럽 매각과 함께 이랜드리테일 상장이라는 두 가지 정상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유통 외 전 부문의 실적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9.6%로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 불황에 패션 부분 사업성이 떨어졌고, 뉴발란스의 점포수 대비 매출도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로 주요 자금소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가운데, 금용비용 부담 더해지면서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순차입금도 최근 크게 증가해 2014년 3조5000억원에서 2015년 3분기 4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한신평 류승협 연구원은 “이랜드그룹이 킴스클럽과 뉴코아 강남점을 1조2천억원에 매각할 경우 부채 비율은 371% 수준에서 303%로 개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부채비율 200% 미만 달성과 신인도를 개선하려면 킴스클럽과 뉴코아 강남점 매각가를 적어도 1조4000억원은 받아야 하고, 기업공개 진행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되는 사모펀드 인수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넘어가게 되면 시장이 축소되고 고용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 쪽은 마케팅을 통한 수익 증가가 큰데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에 인색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최근 사모펀드에 인수된 홈플러스도 남들 다 하는 가격경쟁에도 혼자 조용하지 않았냐”며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을 주요투자 대상으로 하는 KKR이 기존 업체와의 시너지를 고려한 것 같다”며 “기존 직원들의 고용 승계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티몬의 지분을 인수한 KKR은 이번 킴스클럽 인수를 통해 오프라인에 취약했던 단점을 보안하고 신선식품에 대한 유통, 물류 기지 확보로 보다 적극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KKR이 지난 2009년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사들인 후 5년 만에 6조2000억원에 AB인베브에 되팔면서 3조9000억원의 차익을 남긴 사례가 있어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랜드와 KKR은 한 달여 간 최종 실사와 매각가를 확정하고, 5월초 본계약 체결에 이어 상반기 중 킴스클럽 매각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이지경제 = 김창권 기자]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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