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에 치이는 국내맥주의 돌파구는?
수입맥주에 치이는 국내맥주의 돌파구는?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4.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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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 맥주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맥주업계를 이끌고 있는 하이트진로 맥주의 매출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이슬톡톡’을 내놓으며 탄산주 시장에 진출하고 국산 맥주 규제완화 방침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3만1000원 선을 뛰어넘었다. 이후 조정을 받아 6일에는 2만780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하이트진로, 주가 오르려면

그러나 하이트진로 주가 상승은 소폭에 그치고 있다. 모멘텀이 약한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맥주가격 인상 결정 이후에 하이트진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견해와 가격 인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인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경쟁심화를 감안해 ‘보류(HOLD)’로 했고 목표주가는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렸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 주가는 최근에 모멘텀이 부족하고 실적이 좋을 것 같지 않아서 주가가 당분간 횡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주가격 인상 결정이 되어야 한번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트진로의 과제는 맥주의 질적 개선을 통한 흑자전환이다. 하이트진로의 지난 실적을 보면 맥주사업 부문에서 1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소주사업 부문은 9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결국 맥주사업의 성패가 향후 하이트진로의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인 것이다.

하이트진로 맥주를 비롯한 국산 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수입 맥주에 비해 ‘맛이 없다’는 것이다. 까다로운 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 사업자 간 경쟁이 약했던 탓이다. 맥주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25kL 용량의 발효조, 50kL용량의 저장조(소규모 맥주사업자는 발효조·저장조 5~75kL)등이 있어야 한다. 이밖에도 다수의 어려운 조건을 맞춰야 했다.

이렇게 높은 진입 장벽이 있다 보니 국내 맥주 시장은 하이트진로, OB맥주, 롯데주류 등 소수의 회사 중심으로 운영됐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소맥(소주+맥주)문화가 있어 맥주 회사들이 맛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소홀한 부분도 있다. 국산 맥주가 맛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 또 다른 이유는 국산 맥주가 생산하는 맥주 종류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외국 맥주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비해 국산 맥주들이 전반적으로 소수의 종류만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맛이 비슷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이유다. 또한 소비자들이 수입맥주로 눈길을 돌리는 배경이다.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 공세에 대응하려면

물론 국내 맥주시장을 통째로 수입 맥주에게 내줄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6월 말까지 규제개혁 및 맥주산업의 경쟁촉진방안 등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러나 국내 맥주업체들은 ‘세금 문제의 해결 없이는 백약이 무효’라는 입장이다. 세금 부가 방식이 수입 맥주에 비해 국산 맥주에게 더 불리하다는 것이다. 국산 맥주 세전 출고가격은 ‘원가+판매·관리비+예상 이윤’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 세금인 ‘주세+교육세+부가가치세’ 등이 붙는다.

그러나 수입 맥주의 세전 출고가격은 ‘수입신고가+관세’이며 주세·교육세·부가가치세 등의 세금 항목은 동일하다. 그러나 이윤이나 판매·관리비는 세금 정산을 마치고 난 뒤에 결정된다. 따라서 업체가 이윤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수입 맥주 판매업체는 국산 맥주 업체보다 가격 재량권이 강하다는 얘기다.

또한 할인과 판매형태에서도 국산 맥주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산 맥주는 국세청 고시의 규제를 받고 있어 출고가격 이하로 판매하거나 묶음판매를 할 수 없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이러한 역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지적은 한결같다. 바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인사들은 국내 맥주업체들이 규제만 탓할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능동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가는 언제나 소비자의 마음이 반영되는 것이므로.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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