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값 줄줄이 오르는데, 과연?
식료품 값 줄줄이 오르는데, 과연?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6.04.0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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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글로벌 경제 불안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넉달 연속 하락했으며 지난 3월 다소 상승 전환하며 개선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기준값 100을 맴돌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를 뜻한다. 과거 장기평균치(2003~2015년)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낙관적으로, 100 이하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으로 지난 2월의 98보다 2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심리는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서 벗어나 조금씩 개선됐으나 연말부터 이어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넉달 이상 하락세를 그렸다. 급기야 지난 2월에는 기준값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구성하는 소비자동향지수(CSI)에는 ‘현재경기판단 CSI’ ‘향후 경기전망 CSI’ ‘현재생활형편 CSI’ ‘생활형편전망 CSI’ ‘가계수입전망도 CSI’ ‘소비지출전망 CSI’이 있다. 이 중 ‘현재경기판단 CSI’ ‘향후 경기전망 CSI’을 제외한 4개 지수는 설문자의 가계형편을 직간접적으로 물어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살펴보면, 현재경기판단 CSI는 69로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전망 CSI도 전월 대비 7포인트 상승한 82를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 CSI와 생활형편전망 CSI는 각각 91과 97로 전월대비 1포인트씩 올랐다. 가계수입전망 CSI도 9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소비지출전망 CSI는 105 포인트였다.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소비심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3월 들어 CCSI가 상승하면서 일각에서는 바닥을 친 소비심리가 회복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 그렇지만 메르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7월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 포인트였고, 올해 초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된 지난 1월 역시 100 포인트이기 때문에 기조적인 회복세로 보기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맥주‧라면‧햄버거 줄줄이 인상…

재계 일각에서는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도 힘을 얻고 있다. 주된 이유는 소비자들이 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식료품의 가격이 올랐고, 또 오를 예정이란 점이다.

먼저, 지난 2012년 5% 인상 이후 아직까지 가격 인상을 못하고 있는 맥주 가격이 올 초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맥아·홉 등 맥주 주원료 국제 시세가 매년 오르고 있는 데다 지난해 7월 할당관세 혜택 폐지로 30%에 달하는 기본관세율을 적용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요인이 공론화된 상태다.

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주류가격 인상 요인이 더 많다. 소주 가격이 오른 후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맥주가격은 벌써 3년째 동결이다. 2014년부터 지속된 맥주 3사간의 경쟁으로 산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대표 서민품목인 라면도 가격인상이 예상된다. 소맥의 가격 상승세가 다른 어떠한 곡물보다 가파르다. 원화약세 또한 지속되고 있다. 특히 라면은 2011년 이후 제품 가격 인상이 한 차례도 없었다.

업계는 가격인상 전망에 대해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이미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라면 4사(농심, 오뚜기, 팔도, 삼양식품)가 선보인 제품의 가격은 모두 1500원을 넘는다. 이는 기존 제품이 70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비싼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식음료 제조사들은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비슷한 수준으로 값을 올린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있을 경우 제품을 가장 많이 파는 1위 업체가 가장 다급해진다"며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돼도 실적 개선을 위해 총대를 메고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는 경쟁업체들에 있어서 값을 올리면서도 반발을 최소화하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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