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의 난국타개 방안은 무엇?
금호그룹의 난국타개 방안은 무엇?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04.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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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경영악화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초래한 메르스의 여파와 노조갈등을 비롯한 내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어부산 역시 고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에어서울과 관련해 주주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고, 항공기 개조에 관한 문제가 남아있어 목표였던 올 상반기 취항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에 대해 금호그룹 사업계획의 전면 재수정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의 문제가 장기적 불안요소와 만나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문제로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선 지난해 붉어진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항공기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014년 보도자료를 통해 기령 20년을 초과한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는 2대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운항중인 아시아나의 기령 20년을 초과한 경년 항공기는 B767-300 기종에서만 3대다. 19살을 맞이한 4대의 비행기가 더 있어 내년 7월에는 동일 기종에서만 아시아나항공의 경년기는 7대로 늘어난다. 또한 B747-400 기종도 내년 6월이면 5대가 기령 20년을 초과한다.

물론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기령이 오래됐다고 해서 동체에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국토부도 “20년을 초과한 항공기에 대해 특별 정비방식을 적용한다. 난기류에 의한 승객 부상사고를 제외하고 최근 20년 간 발생한 17건의 항공사고에서 사고기의 평균기령은 7.3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년기의 위험성이 특별이 더 심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운항 사이클의 누적될수록 동체에 대한 피로가 쌓이는 점은 사실로 인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착륙의 횟수와 관련한 통계를 기반으로 경년기에 대한 지표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항공사는 사이클에 대한 통계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비행기의 노령화에 대해 ‘신규기종의 도입 이전까지 금호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A380을 추가로 도입했고, 2025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25대의 중소형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에 갖고 있는 의외의 폭탄은 바로 조종사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도 임금협상에 실패했다. 조종사들의 임금은 2년째 동결된 상태다. 게다가 중국항공사의 적극적인 스카웃과 무리한 비행 스케쥴,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사내 분위기, 특히 기장 승급의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조종사들의 이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조종사 수급의 부족으로 인해 기장승급 전환이 늦어지자 직장을 옮기는 젊은 조종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기를 선호하는 선배들의 적체와 젊은 조종사들의 이탈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만들어낸 상황”이라며 “15년은 걸려야 기장을 달 수 있어 이탈자가 발생해도 이해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 놓았다.

여기에 회사 또한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외에도 수년간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는 방침 또한 사태를 키우고 있다. 신규 채용되는 조종사도 줄어든다는 얘기인데, 문제가 되고 있는 기장 승급 속도는 더욱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갈등의 골도 깊어질 전망이다.

반면 에어부산은 지난해 고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문제를 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의 취항에 부침을 겪으면서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서울의 주주들 사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포를 기점으로 해 접근성이 높은 에어서울이 에어부산의 노선확장과 영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에어부산 역시 조종사 고령화 문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14년 통계를 기준으로 156명의 조종사 가운데 85명이 20년차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80명에 달하는 군 출신 조종사와 73명의 경력직 조종사는 모두 일정 기간 이상 조종사 경력을 보유한 채 입사한 상황이다.

당시 60세 이상의 조종사는 1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기장승급 적체의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조종사의 연차별 진급이 늦어진다면 이탈자의 발생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하며 비상경영 원년으로 선포했다. 연초에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을 기반으로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2월 박 회장은 장남인 박세창 전 금호타이어 부사장을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 발령시켰다. 재계는 박 사장의 승진을 3대 세습을 위한 인사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계와 사내에서도 결국은 세습을 위한 구조조정에 불과하다는 질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지경제=강경식 기자]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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