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봐야 속내를 안다
뚜껑을 열어봐야 속내를 안다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4.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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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대한 주파수 할당신청 적격 여부 검토절차를 완료하고 3개사 모두 적격대상으로 통보했다. 최저경쟁가만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주파수경매 참여대상이 확정됨에 따라 미래부는 오는 29일 오전 9시부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주파수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사진 - broadband4europe >

이통3사는 지난 18일 오후 미래부에 주파수 할당 신청서를 제출하고 어제 미래부의 심사에 적격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오는 29일 본격적인 경매를 진행한다. 이번 경매는 이통3사가 단계적으로 가격을 써내고 최고가에 낙찰되는 동시오름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경매가 50라운드까지 이어진다면 밀봉입찰로 단 한 차례 가격을 제시받아 낙찰자를 결정한다. 입찰증분은 지난 2013년 경매와 동일한 0.75%로 정해졌다. 다음 라운드에 입찰하기 위해선 직전 라운드의 승자 입찰액에서 최소 0.75%가 추가된 금액으로 입찰이 가능하다.

이통3사가 목표한 5G 기술 상용화가 최소 5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주파수의 확보는 더 높은 속도의 서비스로 이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주파수를 갖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콘텐츠의 양이 늘어났고 고객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이통3사의 주파수 확보는 경쟁에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신청 대역폭 미공개...쩐의 전쟁 서막?

각 통신사는 광대역 활용이 가능한 A, C, D 블록을 최대 60㎒폭까지 한 개씩만 할당받을 수 있다. 앞서 미래부는 이통3사에 각사가 이번 경매에 필요로 하는 주파수 대역을 적어 내라고 했다. 그러나 신청 대역폭 미공개를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경쟁사들은 서로의 전략을 모르는 상태다.

예를 들어 한 사업자 당 최대 1개만 가져갈 수 있는 광대역 블록인 A블록(40㎒폭), C블록(20㎒폭), D블록(40㎒폭)의 경우 최대 60㎒폭을 쓸 수 있지만 어떤 사업자는 처음부터 40㎒폭 정도만 필요하다고 적어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처음 신청서에서 60㎒폭을 썼어도 실제 배팅 결과로 40㎒폭만 가져갈 수 있는 만큼 일부러 처음부터 40㎒폭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또한 실제로 경쟁사보다 해당 주파수의 필요성이 낮은 사업자가 똑같이 60㎒폭을 써냈다면 동시오름 입찰과정에서 신청한 대역폭의 절반 이상을 배팅해야 한다. 전체적인 주파수 가격을 올려 실제로 자신이 사오려는 주파수 가격마저 올라가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낙찰 받은 주파수의 이용기간은 신규공급 대역인 700㎒, 1.8㎓, 2.6㎓대역이 주파수할당일로부터 10년, 2.1㎓대역은 주파수할당일로부터 5년이다.

다만 이통3사가 각기 다른 입장에 처한 만큼 어떤 선택지를 택하느냐에 따라 경매의 흥행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나눠먹기 가능할까...경쟁은 없다?

이처럼 여러 대역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서로가 필요한 주파수를 찾아 갈 경우 경매자체가 밀봉입찰 전에 종료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의 전반적인 예상은 LG유플러스가 2.1㎓를 가져가고 2.6㎓를 SK텔레콤이, 700㎒를 KT가 각자의 이유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행선지가 명확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이통3사간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라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 있겠지만 반대로 50라운드도 가지 못하고 경매가 종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경매는 대역폭이 전보다 많아 지난 경쟁들보다 과열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해석이다.

특히 황금주파수로는 2.1㎓대역이 거론되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이 오랫동안 구축해 놓은 기름진 땅이기 때문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광대역 LTE를 운용할 수 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는 올해 이 대역에서 재할당 받아야 하는 주파수와 새로 매물로 나온 폭의 낙찰가를 연계시킨다는 미래부 방침에 따라 마음 놓고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진 형국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에서 재할당 연계 부담이 없고 LG유플러스 입장에서 독점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인 2.6㎓에서도 입찰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지가 많다는 평이다.

이외에도 이번에 매물로 나온 2.1㎓은 SK텔레콤이 사용했던 대역폭이기 때문에 SK텔레콤은 이 대역 기존 망을 활용하며 서비스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 재할당받도록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KT는 아직까지 관전하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2.1㎓ 대역과 2.6㎓ 대역의 신경전이 예상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재난망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KT가 700㎓대역을 단독 입찰해 최저입찰가로 가져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태도가 블러핑일 수도 있으며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올해 경매가 과열 없는 ‘싱거운 경매’로 끝날 것이란 일각의 분석에 대해 미래부는 “경매가 진행돼 봐야 알 것”이라고 답변했다.

LG유플러스가 주파수 경매의 패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SK텔레콤과 KT가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경매가 과열되지 않고 최저금액으로만 끝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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