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쟁은 도토리 키재기가 아니다
우리 경쟁은 도토리 키재기가 아니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4.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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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 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것이 특징이다. 2․3위 경쟁에 가려졌지만 5위와 6위의 경쟁도 뜨겁다. 업계 5위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고 6위는 한화손해보험이다.

메리츠화재가 아직 한화손보에 비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면에서 앞서 있지만 한화손보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아 앞으로 격차가 크게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욱일승천하는 한화손보

지난해 연결기준 메리츠화재 매출액은 약 5조6700억원이며 한화손보는 약 4조5500억원이다. 그렇지만 한화손보는 최근 기세가 강하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953억원으로 2014년의 163억원에 비해 거의 500% 가까이 올랐다.

또 한화손보는 지난해 11월 자동차보험 신규계약 매출액(원수보험료)경쟁에서 메리츠화재를 추월했다. 지난해 11월 4억원 차이로 한화손보가 앞섰고 12월에는 메리츠화재가 662억원, 한화손보가 689억원이었다. 한화손보가 27억원 높았다. 올해 1월에도 각각 564억, 630억을 기록해 약 70억원 정도 한화손보의 매출액이 컸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월 한화손보가 메리츠화재를 앞선 뒤 1월에는 5.0%와 4.5%, 2월 4.9%와 4.6%, 3월 5.0%와 4.7%로 한화손보가 5위를 지키고 있다.

한화손보는 자동차 보험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려고 여러 특별계약 혜택을 줬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비(非)우량 계약자를 줄였다. 따라서 새 계약과 매출액이 줄었다.

그러나 자산운용은 메리츠화재가 한화손보에 비해 우수하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1~11월) 자산운용수익률은 5.1%다. 동부화재(4.3%), 현대해상(3.97%), KB손해보험(3.9%), 삼성화재(3.54%) 등에 비해 높다. 메리츠화재 전체운용자산은 약 12조5000억원이고 투자이익은 5385억원이다.

한화손보는 자산운용수익률이 4.2%이며 메리츠화재에 비해 0.9%포인트 낮은 수치다. 운용자산 약 9조9000억원이며 투자이익 3487억원이다.

메리츠화재의 5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한화손보의 박윤식 사장은 2013년 취임 이후 실적을 끌어올리고 올해 연임했다. 박 사장은 위기관리, 영업, 고객관리 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사장의 노력에 힘입어 보험사 건전성을 드러내는 수치인 손해율도 호전됐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손해율은 84.6%로 전년과 비교했을 때 1.0%포인트 떨어졌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85.6%에서 84.2%가 됐고 장기위험손해율은 92.9%로 전년 12월(99.7%)과 비교하면 6.8%포인트 떨어졌다.

손보사의 보험은 일반손해보험과 장기손해보험으로 나뉜다. 손보사의 대표적 상품인 자동차 보험은 일반손해보험에 들어가며 장기보험은 질병과 상해 등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보험상품이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장기 보험료 중 상해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제공한 보험금 비율이다. 위험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서 받은 위험보험료 경과분과 보험금 청구로 인해 생긴 손해액의 비율이다.

메리츠화재의 방어전략

보험업계는 한화손보가 단기간에 메리츠화재를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장기보험 점유율을 보면 메리츠화재(8.9%)와 한화손보(7%)가 1.9%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체 자산, 당기순이익, 전체 시장점유율을 봐도 단기간에 메리츠화재를 앞서가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한화손보가 현재와 같은 강한 성장세를 앞으로 수 년간 이어가면 순위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최대 강점은 자산운용 능력이다. 메리츠화재는 상장 손보사 가운데 최고의 운용자산이익률을 냈다. 운용자산이익률이 5.01%로 8개 상장 손보사 가운데 최고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인 205억원과 비교하면 200% 늘어난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856억원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6% 늘었다. 매출액은 1조4688억원이었으며 6.9% 올랐다.

또 올해 1분기 장기보험 손해율은 84.3%였는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6%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8%였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0.9%)과 비교하면 5.1%포인트 하락했다. 사업비율도 20.8%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23.5%)과 비교해 2.7%p 내려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 측이 손해율 개선과 사업비 축소에 성공하면서 당기순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영업력도 높일 계획이다. 지난 27일 메리츠화재는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확정했다.

보험업계 인사들은 메리츠화재의 강점을 보험 설계 시 전반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을 들고 있고 한화손보에 대해서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GA(법인보험대리점) 소속인 한 보험설계사는 “치매나 질병 후유 쪽에 국한된 상품은 한화손보 상품으로 설계하고 전반적 보장을 원하는 경우에는 메리츠화재 상품으로 설계한다”고 말했다.

모두의 과제...車보험 대형사 쏠림

그러나 두 보험사가 모두 안고 있는 문제가 있다. 손보시장에서 대형 손보사들의 지배력이 갈수록 확대돼 중소형 손보사와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4개사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 증가하고 있으나 중소형사 및 온라인사의 시장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약 2000만명의 자동차보험 가입자 가운데 77.4%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4개 대형 손보사 가입자였다. 4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010년 68.7%, 2011년 71.3%, 2012년 71.6%, 2013년 72.8%, 2014년 74.3%, 2015년 77.4%로 지속적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손보사 점유율은 2010년 19.3%에서 계속 줄어들어 지난해 15.7%까지 떨어졌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21.9%, 2011년 24.1%, 2012년 27.0%, 2013년 29.1%, 2015년 31.2%로 계속 커지고 있다. 이 중 4개 대형손보사 점유율은 2011년 33.2%에서 지난해 52.9%까지 커졌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소비자들이 대형사로 집중되는 현상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적자를 다른 보험상품을 팔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강하고 온라인 판매 강화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가격경쟁력도 강하고 홍보도 잘 돼 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대형사 설계사 조직과 경쟁하기 힘들 정도로 조직력이 약하고 온라인에서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이렇게 손보 시장이 상위 4개 보험사 중심으로 가고 있어 메리츠화재나 한화손보 모두 생존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반드시 이기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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