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학습기능으로 못된 것도 배웠다
자가학습기능으로 못된 것도 배웠다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5.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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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글의 자율주행차와 시내버스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처음으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의 잘못으로 판명되어 화제다. 그간 여러 건 있었지만 모두 다른 차량에 의한 과실이었던 탓에 이번 자율주행차 사고에 대한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 Google, 2016. 3

2011년에 일반도로 시험운행을 시작한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200만마일(약 330만km)의 주행실적을 가지고 있다. 구글은 고속도로에서만 운행이 한정된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도심에서 운행할 수 있는 자율운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업체이다.

구글은 2020년 완전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안정성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테스트 단계에서 여러 보완점을 찾고 있는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그 동안 17건의 크고 작은 사고를 냈다. 이들 사건은 모두 자율주행차의 과실이 아닌 다른 차량의 과실에 의한 것으로 밝혀왔다.

그러나 올해 2월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진 시내버스와의 접촉사고는 과실의 일부가 자율운전 차량의 판단 착오에 기인한 것으로 밝힌 첫 번째 사례다.

크리스 엄슨 구글 자율운전차 개발책임자는 “자율주행차가 움직이지 않고 버스가 지나가길 기다렸다면 추돌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므로 자율주행차에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하며 “버스와 같은 유형의 차량은 다른 차량보다 양보할 확률이 작다는 점을 이해했고 이에 맞춰 자율차의 알고리즘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 딥러닝?

여태까지 구글의 자율주행차의 운행 중 일어난 17건의 사고는 모두 상대 차량의 책임 즉 인간의 잘못이었다. 인간이 운행하던 차량이 스스로의 판단아래 앞 차량을 추월하거나 과속에 의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반면 최초의 자율주행차는 최대한 천천히 운행하고 사고가 감지되면 피하는 쪽으로 구현되어 있었다. 이랬던 자율주행차가 6년간의 운행을 통해 수많은 자동차들의 운행방식을 보고 배우며 좌회전, 우회전 등을 할 때 신호를 위반하거나 과속하는 행위를 보인 것이다.

구글이 구현하는 AI기술은 자가학습능력인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세돌9단과 대결했던 알파고에 탑재된 기술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경험을 통한 자가 발전으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AI기술이다.

딥러닝은 AI가 배웠으면 하는 해당 분야의 교육을 시킨다는 개념보다는 AI에게 빅데이터를 입력만 해놓고 스스로의 학습을 통해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한다. 대체로 사람이 행동 하는 패턴 등을 모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알파고도 처음에는 수많은 바둑 기보가 입력된 그저 컴퓨터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지 받은 규칙에 의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내며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확률에 의거해 행동하는 것이다.

이처럼 딥러닝을 기반으로한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낸 이유도 사람의 안좋은 운전 습관을 따라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율주행차의 지향점

구글의 바람대로 모든 도로 위에 모든 자동차가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로만 이루어진다면 예측할 수 있는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날이 올 때까지는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가 공존해야 하기 때문에 상호 공존의 이해관계에 문제가 발생한다.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인간의 패턴을 인지하려 노력한 순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면 AI가 반드시 인간을 닮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가 자율주행차량임을 명확히 공시하고 인간과는 다른 패턴으로 주행할 수 있음을 드러내고 이를 구현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인간도 ‘초보운전’이나 ‘아이가 타고 있어요’ 등의 딱지를 붙인 자동차가 앞에 있으면 더 주의를 하며 운행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AI의 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대한 노력의 중요도가 매우 높으며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인간과 AI의 관계 논의는 앞으로 더 다양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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