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은 확장, 미세먼지는 막장
김해공항은 확장, 미세먼지는 막장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6.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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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에서도 미세먼지 생성 원인으로 지목되는 질소산화물이 대량으로 나옴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아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대표공항인 인천공항이 화력발전소보다도 질소산화물이 더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본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인천발전연구원(인발연)은 2014년 내놓은 ‘인천국제공항의 대기환경 영향분석 및 관리방안’에서 2012년 기준 인천공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가운데 질소산화물이 최소 4137t에서 최대 4312t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2014년 영흥화력발전소 질소산화물 배출량 4108t과 비교하면 29t에서 204t 많은 양이다.

공항 주변 거주민 위협하는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있는 고체상태 입자와 액적(물방울)상태 입자가 합쳐진 것이며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것이다. 미세먼지는 천식 등 호흡기계 질환 및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원인이 된다. 또 식물의 잎 겉쪽에 달라붙어 신진대사를 방해하며 건축물을 부식시킨다.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것이 초미세먼지다. 초미세먼지는 직경이 2.5㎛ 이하로 미세먼지에 비해 훨씬 작다. 따라서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폐포까지 들어가 심장질환과 호흡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인발연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총 질소산화물 배출량 중 항공기 엔진에서 나오는 양이 80%였다. 근접 도로교통에서 9%가 나왔고 발전시설 등 고정오염원에서 6%, 지상조업장비에서는 3%가 배출됐다.

인천공항에서 2012년 한 해 동안 나온 질소산화물 양은 2012년 인천 총 배출량 4만5655t의 약 9.4%다. 인천공항 항공기 운항 횟수는 2013년 27만1224대, 2014년 29만43대, 지난해 30만5446대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천공항 지난해 일평균 운항 횟수는 837대였다.

현재 항공기들은 대부분 터보팬이나 터보프롭 등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제트 여객기들은 대부분 터보팬 엔진을 쓴다. 터보팬 엔진은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 중 일부를 연소실로 보내지 않고 바로 노즐로 배출하는 엔진이다. 터보팬 엔진에서 질소산화물이 생성되는 이유는 공기 중에 있는 질소가 엔진의 고온 때문에 산화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2015년 전국 미세먼지 시간별 측정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고농도 일수 기준 상위 10개 도시는 인천 남구(84일), 경기 포천시(71일), 경기 평택시(70일), 경기 양주시(66일), 강원 원주시(65일), 인천 중구(58일), 전북 익산시(55일), 경기 김포시(54일), 충북 청주시(53일), 경기 여주시(53일)다. 이 자료를 보면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 미세먼지를 직격으로 받는 서해안 도시들의 피해가 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중요한 것은 위 도시들이 대부분 공항이나 공군 비행장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인천 남구와 인천 중구는 인천공항, 경기 평택시는 수원 공군기지 및 오산 미 공군기지, 강원 원주는 원주공항, 전북 익산은 군산공항, 경기 김포는 김포공항, 충북 청주는 청주공항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아직 환경부는 항공기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항공부문 배출량 통계 산정은 하고 있지만 대기환경보전법에서 항공기에 대한 배출 기준을 설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항공기 미세먼지와 관련해 국내 항공사들은 여객기 질소산화물 문제는 항공사가 직접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국내 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외국항공사들도 질소산화물 배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 본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여객기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문제는 항공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엔진 제작사의 기술적 문제라고 생각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른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연비가 좋은 최신 기종을 들여오는 등 연료 효율을 높여 궁극적으로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에 있는 정비 격납고에도 대기오염 저감장치를 설치하고 미세먼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공항 확장 시 쟁점 될 듯

공항 주변 미세먼지 문제는 지금 주목을 받고 있는 김해공항 확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이 확장될 경우 그만큼 미세먼지가 많이 나오게 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간 공항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공항 주변에 거주하는 이들이 대기오염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

다만 국내 운항 중인 항공기들이 대부분 인천·김포·제주·김해에 집중돼 있어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이들 지역 주민들이 우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5월 운항편수를 분석해 보면 5월 국내공항 전체 항공기 운항편수 6만9173건 중 인천·김포·제주·김해공항의 운항편수가 6만3959건(약 92%)이었다.

또 신공항 건설이 예정돼 있는 제주도의 경우 좁은 지역 안에 항공기 이착륙이 빈번한 공항이 하나 더 들어서게 돼 미세먼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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