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MK<3탄>, ‘현대건설 인수, 정의선에 올인’?
비정한MK<3탄>, ‘현대건설 인수, 정의선에 올인’?
  • 김영덕
  • 승인 2010.11.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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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대차노조 11일 현대건설 인수반대 기자회견‥“정의선 경영승계 때문”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 입찰이 엿새 정도 남았다. 오는 15일이면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 입찰에 들어간다.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간의 자존심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대 그룹간의 주요 핵심 노조들이 현대건설 인수에 각각 반대하고 나서 진흙땅 싸움을 방불케 하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 각 그룹 주요 노조 ‘강력반대’

 

이미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달 29일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과 관련해 촛불시위와 대규모 반대집회를 갖는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현정은 회장을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

 

당시 현대증권 노조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인수여력이 없으면서 무리하게 계열사를 동원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며 “인수를 실패한다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그룹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경영권이 초토화 될 것이다.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관련기사 11월 3일자 "현대건설 인수 실패시 모두 초토화 될 것")

 

노조는 현 회장의 리더십을 거론하며 적극 반대에 나서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현대기아차 노조는 지난 8월 31일 지부 통신문 통해 정몽구 회장의 현대건설 인수의 부당성을 알리기만 했지만 소극적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정 회장측은 한시름 놓고 있었던 상황.

 

이와 관련, 현대차고위 관계자는 지난 5일 <이지경제>와 통화에서 “현대기아차노조가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해 직접 반대를 하지 않았다”며 “현대차노조의 상위 단체인 금속노조에서 반대를 한 것이지 현대차노조가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기아차노조는 오는 11일 오전 11시에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 성명을 통해 정 회장의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대차노조의 한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관계자의 발언은 어불성설이다”며 “현대기아차 노조는 이번 현대건설 인수에 강력 반대할 것이다. 오는 11일 금속노조와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 노조들이 참여해 이 같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대국민 발표에는 금속노조위원장 및 현대·기아차 계열사 지부·지회장 및 현대모비스지회장 등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MK ‘자신감 충만’‥‘비전과 자금력을 봐 달라’

 

두 현대가의 싸움은 현대그룹의 여론전을 앞세운 맹폭과 현대차그룹의 물 밑 대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봐서는 이번 인수전에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이 더 유리에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정 회장측(현대차그룹)은 자금이근 경영능력이든 모든 면에서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현대건설을 수주120조원, 매출 555조원의 글로벌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 잔액만 12조원(6월 말 기준)에 달할 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 별도의 신규 회사채 발행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부 자금만으로 인수전을 치르는 만큼 자금 동원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 회장측이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 인수가 확실시 되고 있다.

 

현대차노조, “정의선 경영승계 때문에 현대차 자금 사용 강력반대”

 

이런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이번 현대건설 인수가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미 현 회장측은 지난달 18일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의도가 경영승계에 있다고 맹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 회장측은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지 않겠습니다. 시세차익을 노리지 않겠습니다.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쓰지 않겠습니다”라며 연일 공격 중에 있다.

 

현 회장측 뿐만 아니라 현대차노조에서도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의 핵심은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노조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그룹내 12조원에 가까운 현금성자산을 이용해서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실제 목적이 정몽구회장의 아들인 정의선부회장으로의 편법적 경영승계를 위한 종자돈 마련에 있다”이라면서 “현대중공업과 KCC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차그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가가 약 7만 5천원에 이르는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난 후 이를 현대엠코와 합병한 후 우회상장을 통해 현대엠코의 주가를 현대건설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현재 현대엠코의 지분을 글로비스(24.96%), 현대모비스(19.99%)와 기아차(19.99%), 정몽구(10%)와 정의선(25.06%)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엠코 주식상장에 따른 이들의 주식가치 상승이익은 무려 10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회상장 후 현대엠코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여 엄청난 종자돈을 마련하고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매입하여 재벌일가의 소유지분을 늘리거나, 아니면 정의선의 지분확대를 전제로 한 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즉 이러한 방식은 편법적 우회상장과 부당 주식거래를 통한 전형적인 경영승계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계열사 간 합병으로 지분을 확보할 경우 금감원의 승인이 필요하고 거센 반박에 부딪힐 수 있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면 정 부자는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이 자금을 가지고 손쉽게 지분 확보에 내부승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 관계자는 “이에 따른 현금을 지분 상속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는 한편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구조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현대차노조 고위관계자는 “최대 6조원으로 예상되는 현대건설 인수로 그룹 내 유동성위기를 자초하지 말고 자동차전문그룹으로서 자동차산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과 잉여금을 한국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내에 투자해야한다”고 성토했다.

 

특히 “현대건설 인수작업을 중단하고 인수자금으로 ▲연구개발 및 국내설비 투자 ▲현대차그룹 산하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한 주간연속2교대 시행 ▲납품단가 후려치기 중단 ▲과도한 차값 인상 중단 및 A/S확대 ▲조합원 복지 증진 ▲급변하는 자동차시장의 대비 등에 먼저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노조측은 현대건설 인수는 결국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진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정의선 경영승계 허무맹랑’‥‘현대엠코 합병 검토 안 해’

 

이와 관련, 정 회장측은 펄펄 뛰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는 어디까지나 그룹 숙원사업이었던 현대제철 등 자동차사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미래성장을 위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력 반박했다.

 

특히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것이 정 부회장과 관련 있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하다며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엠코와의 합병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 회장측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 시나리오의 일부분이라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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