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지 알겠다 ‘A200’ ★★★★☆
왜 사는지 알겠다 ‘A200’ ★★★★☆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08.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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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카에 관한 고정관념이 부서진 이야기
 

[이지경제] 강경식 기자 = 컴팩트 카 세그먼트에서 벤츠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 잘 달리는 모델을 찾는다면 비슷한 가격대에 더 뛰어난 스팩을 갖춘 차가 널리고 널렸는데?

A200을 시승하기 전에는 이렇게만 생각했다. 벤츠의 특별함은 세련된 외부 디자인과 품격 있는 실내, 독일 기술을 선도하는 성능의 조합으로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단이나 SUV가 아닌 컴팩트 카 라면 굳이 벤츠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만 생각했다. 심지어 지나가는 A클래스를 보며 “저 값에 저차를 대체 왜 샀지?”라고 말한적도 있다.

다만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성장세가 눈에 띄는 A클래스 판매량 추이였다.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성장세를 보인적이 없던 럭셔리 브랜드의 해치백의 판매량이 왜 급증한 것인지 궁금했다.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마주한 A200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크다’였다. 세세하게 뜯어보기 시작하자 그저 ‘작은 차’라고 생각했던 판단은 실수였다.

디자인의 감성은 벤츠다웠다. 세련됨과 고급스러움은 빼놓을 수 없다는 듯 깔끔한 라인과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전면부는 세단의 냄새를 풍겼다. 차체가 커 보이는 이유도 전면부의 디자인 때문이다. 가로 바를 하나로 줄인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은 해드램프를 건너 측면부 라인과 다시 만난다. 확장된 느낌을 전해주는 포인트다.

도어 손잡이 바로 아래를 지나는 라인과 최소한으로 틈을 줄인 휠아치의 구조는 볼륨감을 준다. 빵빵한 근육보다는 잘 쪼개진 근육이다. 글래머러스한 부분은 후면부다. 낮은 차체가 납작해 보이지 않도록 볼륨감을 제공한다.

 

실내에서 느껴지는 공간도 넓었다. 검정색 실내를 흰색 세미 버킷 시트가 조명해주는 분위기다. 틴팅이 안된 시승차량의 특성상 자연광이 들어오자 더욱 넓게 느껴졌다. 검정과 흰색, 크롬 포인트로 꾸며 모던함이 강조된 실내는 고급스럽다.

센터페이시아에서 기어셀렉터를 지나 암레스트로 이어지는 중앙부는 실내 인테리어의 정점이다. 센터페이시아 상단의 모니터는 아주 살짝 운전석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불균형이 보여주는 의외성은 오직 이 모니터에서만 나타난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시장에서 벤츠 고객의 평균연령을 13살 낮춘 모델이 A클래스다. 시동을 걸지 않았지만 수긍이 갔다. 특히 송풍구의 디자인과 단조롭지만 호사스러운 느낌을 주는 조작부는 동급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고급스러움이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자 1.6리터 엔진답지 않은 우렁찬 소리를 낸다. 생각보다 날카로운 엔진음은 달리기 성능의 자신감으로 보였다. A200에는 배기량 1595cc, 신형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가솔린엔진과 7단 DCT가 맞물렸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5.5㎏.m의 썩 괜찮은 수준의 동력을 갖고 있다.

점점 들뜨는 마음을 달래며 고속도로를 찾아 나섰다. 40km/h 아래에 머물던 시내주행에서 RPM상승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치고 나가려는 느낌이 강해 패달을 세심하게 다뤄야 했다.

생각보다는 크지만 비교적 작은 A200은 골목을 누비기에 적합했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적당했고 제동력도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개방감이 탁월하지는 않지만 시야도 넓다. 운전석에 배분된 공간도 넓은 편이라서 적당한 포지션에서 보이는 시야는 넓은 편이다. 8.1km의 시내 주행의 측정 연비는 10.3km/ℓ가 나왔다.

고속도로에서의 A200도 준수했다. 가속력과 핸들링은 수준급이다. 넓은 시야과 직관적이고 빠른 반응은 운전의 재미를 크게 높여줬다. 연비도 뛰어났다. 244km의 고속도로 주행에서 15.4km/ℓ의 높은 연비가 측정됐다.

다만 아쉽다면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양이 눈에 띄게 늘어난 부분이다. 한적한 구간에서 급가속을 통해 확인해 본 바로는 110km/h를 넘어서는 지점에서의 실내 유입 소음이 늘어났다.

자동차의 가치란 늘 변화하고 이런 변화는 상대적이기 마련이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자기 차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주변에는 남의 차를 늘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차에 큰 애착을 보이는 사람도 많이 있다.

자동차의 가치란 소비자의 만족도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마련이다. 어떤 차를 구매하는 결정은 소비자의 형편과 취향을 만족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시승을 마치고는 고민에 빠졌다. 같은 가격으로 더 좋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방향에서 3690만원의 A200이 최적의 대안이 아닌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남은 “갖고 싶다”는 느낌을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브랜드의 가치가 차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A200은 시승을 통해 벤츠가 추구하는 자동차를 보여주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A클래스 소비자들에게 사과를 전하고 싶다. 미안하다. 이제 왜 샀는지 알겠다. 시승을 마치고 떠돌던 내 마음속의 그것. 당신들과 같은 것이다.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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