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두 대는 ‘부담’… 투넘버는 ‘글쎄’
폰 두 대는 ‘부담’… 투넘버는 ‘글쎄’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8.24 18: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지난 2일 용산역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 녹색소비자연대가 함께한 ‘합리적 통신소비 켐페인’에서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차관은 미래부가 지난 달 공표한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계획’ 내용을 알리는 데 직접 전도사로 나섰다.

이날 행사에서 최 차관은 “알뜰폰의 점유율을 현재 10%에서 연내 최대 13%까지 늘리겠다”며 “알뜰폰 시장이 발전하려면 세컨폰 시장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차관이 언급한 ‘세컨폰’은 주로 영업직군 같은 개인용 핸드폰과 업무용 핸드폰이 따로 필요한 경우,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투넘버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핸드폰 단말기를 하나 더 개통해 가지고 다니는 등의 행위를 포괄한다.

소비자의 입장으로 보면, 세컨폰을 갖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현재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과 별개로 한 대의 핸드폰을 더 개통해서 총 두 대 이상의 핸드폰을 갖는 것이다. 핸드폰을 두 대 씩 사용하면 통신가계비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세컨폰은 주로 저렴한 알뜰폰을 선택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들이 연례행사처럼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100만원 대의 고가를 유지하고 있어 가계비 절감을 위한 소비자들이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두 번째 핸드폰으로 알뜰폰을 택하는 이유로 설명이 가능하다.

알뜰폰은 단말기의 성능이나 LTE통신환경 및 속도 등에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통신가계비 절감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알뜰폰 시장은 저렴한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 등을 강점으로 평가받아 점유율이 늘어난 추세다.

알뜰폰의 장점은 이통3사에서 개통해 제공받는 요금제와 달리 자신이 사용한 만큼만 납부하는 요금제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이다. 구글이나 애플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계정이나 카카오톡 등을 사용할 때 자신의 스마트폰과의 완전한 분리로 인해 개별 사용 및 관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핸드폰 두 대를 가지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무게에 따른 불편함이 있다. 또 번호와 요금제를 2개씩 사용해 핸드폰 요금에 대한 부담도 가중된다.

이에 따라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 내에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투넘버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두 개의 번호로 발수신 가능한 투넘버 서비스
개별관리나 카카오톡은 제약...프리미엄 서비스는 절차 까다로워

투넘버 서비스는 이통3사에서 제공한다. 이통3사에서 제공하는 투넘버 서비스의 가격은 월정액 3000원대로 비슷한 수준이다. 가입 절차도 대리점에 직접 찾아가 서류를 작성하지 않아도, 고객센터에 문의하거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투넘버서비스로 ‘SK넘버플러스2’를 제공하고 있다. 전작인 '넘버플러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SK텔레콤 전용 앱스토어인 T스토어나 온라인 홈페이지 T월드를 통해 어플을 다운받거나 가입할 수 있다. 요금제는 부가세 포함 월 3850원이다.

T스토어에서 넘버플러스 어플을 다운받은 후 설치하면 플러스넘버를 ON/OFF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로 추가한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때 모든 번호에 *281을 붙이면 발신이 가능하다. 각각의 번호를 다른 벨소리로 저장이 가능해 추가한 번호의 벨소리가 울리면 원번호가 아닌 추가된 번호에 전화가 수신됐음을 알 수 있다.

아예 '업무폰'으로 이용하는 보안솔루션인 'T페르소나 프리미엄'에서 이용되는 '페르소나 넘버플러스'도 있다. 가상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생성해 두 개의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있어 데이터 공간을 따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투넘버서비스가 아닌 보안에 초점을 둔 보안서비스의 성격이 짙고 LG G PRO2 모델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세컨폰으로 이용하기엔 제약적인 서비스다. 요금제는 부가세 포함 월 3300원이다.

KT는 투넘버 서비스를 3가지로 운용하고 있다. ‘투넘버플러스’, ‘투폰서비스’, ‘올레 투폰’이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요금제는 각각 부가세 포함 월 3300원, 3850원, 4400이다. 모두 KT 메인홈페이지인 올레닷컴에서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투넘버플러스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원번호가 아닌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고 싶을 때 유용하다. 모든 번호에 *77을 붙여 발신하면 새로 추가한 번호로 발신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새로 추가된 번호로 보낸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었을 때, 자신의 스마트폰에 걸린 이 전화가 기존에 사용하는 원번호로 온 건지 아닌지의 구분은 되지 않는다.

상위호환버전인 투폰서비스부터는 스마트폰 한 대를 두 대처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투넘버서비스의 원칙에 부합했다. 하나의 핸드폰에 두 개의 번호가 제공되고 통화기록이나 메시지함, 주소록 등이 두 개씩 관리된다. 전화 발수신 시 두 개의 번호가 따로 관리되기 때문에 업무상의 이유로 투넘버 서비스 이용이 용이한 편이다. 그러나 OS계정추가나 메신저 등의 개별관리는 제약을 받는다.

가장 상위버전인 올레 투폰은 추가된 번호에도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게 해놨다. 그 외 모든 서비스의 방식은 동일하지만 삼성 갤럭시노트5, S6, S6엣지나 LG V10, G4 출시 이전에 나온 단말기에는 서비스가 구동되지 않는다.

LG유플러스도 경쟁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LG듀얼넘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유플러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고 *77#을 번호 앞에 붙이면 추가된 번호로 발신이 가능하다. 전화가 걸려왔을 때 번호 뒤에 #이 찍혀있다면 추가된 번호에 수신된 전화로 인식된다. 요금은 부가세 포함 월 3300원이다. SK넘버플러스2와 KT의 투폰서비스와 비슷하다.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페르소나 넘버플러스와 KT 올레 투폰과 같은 프리미엄 투넘버 서비스 '톡톡 듀얼넘버'를 제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의 사용자 가상 계정을 이용해 하나의 단말기에 2명의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새로운 번호를 설정해 주소록이나 메시지 등의 개별관리가 가능하다. 주소록의 번호 뒤에 '_톡톡 듀얼넘버'로 구분되며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의 메신저도 절차를 밟으면 별도 이용이 가능하다. 올레 투폰과 마찬가지로 G4 이전의 단말은 가입이 안되며 요금은 부가세 포함 월 3300원이다.

이처럼 이통3사의 투넘버 서비스는 월 3000원 대의 요금제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한 대만 가지고 다니면서 두 개의 번호로 발수신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완벽한 분리가 아닌 부가서비스 신청에 따른 추가 형식이기 때문에, 운영체제 계정을 두 개 사용한다거나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를 두 개씩 사용하는 등의 행위는 제약된다. 가상의 운영체제를 생성해 새 번호를 받는 프리미엄 투넘버 서비스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절차가 까다롭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이용의 경우, 정책 상 전화번호 인증을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이 가능하다. 많은 투넘버 서비스 중에 KT의 올레 투폰과 LG유플러스의 톡톡 듀얼넘버 정도만 운영체제 추가를 통해 새로운 번호를 지급받기 때문에, 카카오톡 인증 시 두 번째 번호로의 인증으로 두 개의 카카오톡 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또한 개방형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는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것도 단점이다. 음성사서함도 기존 번호와 동일하게 이용하므로 어느 번호로 수신됐는지 구분이 불가능하며, 무엇보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알아야할 정보나 이용절차가 까다롭다는 지적이 크다. 

일각에서는 통신사에 부가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면서 투넘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한 알뜰폰을 세컨폰화 시키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부분 문자보다는 카카오톡같은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고, LTE속도의 질적인 향상에 따라 전화나 문자단계를 넘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투넘버 서비스를 이용할 때 원번호 썼다가 추가한 번호 썼다가 등의 수고를 덜어주는 점이 오히려 낫다는 평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3사 통신사에서 투넘버 콘텐츠를 계속해서 서비스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통3사들은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선두에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니즈가 데이터의 사용량으로 바뀌다보니 투넘버서비스와 같은 부가서비스 등의 개선은 뒷전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미래부는 여전히 통신요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 가계비 절감을 위한 노력으로 알뜰폰 등의 중저가폰 시장의 성장에 초점을 뒀다. 단통법 폐지와 공시지원금 상한제 폐지 등의 논의도 지속 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된 바 없다. 업무상으로나 개인적으로 두 개의 핸드폰이나 두 개의 번호의 필요성을 느끼는 세컨폰 니즈들은 여전히 선택지가 다양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