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자율화 이후 보험료 인상이 더 눈에 띄어
시장 자율화 이후 보험료 인상이 더 눈에 띄어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10.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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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다양한 보험 상품이 나오고 있다. 보험 상품의 개발과 가격 규제에 대한 결정을 시장에 맡겨 보험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의 권익을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특색 있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시행 이후 출시된 상품의 가치 평가가 돼 있지 않고, 가격 인상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자율화 이후 배타적 사용권 획득 상품은 지난달 말 기준 생명보험사 8개, 손해보험사 5개 등 13개에 달한다. 지난해 각각 생보사 3개, 손보사 5개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배타적 사용권 상품이 전무했지만 올해에만 2개의 상품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일종의 보험사가 가지는 특허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게 3개월, 6개월, 1년 등의 기간을 부여해 타 보험사가 이런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보험사가 한 개의 상품을 개발하는데 대략 1년에서 2년여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일종의 보상 개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품의 다양화는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고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자동차 보험 상품에서는 동부화재의 ‘이동통신 단말장치 활용 안전운전 특약’과 KB손해보험의 ‘KB매직카 운전자공유보험’ 등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판매중에 있다. 동부화재 특약은 온라인 내비게이션 ‘티맵’을 켠 뒤 500km 이상 주행하고 안전운전 점수를 61점 이상 받으면 자동차보험료를 5% 깎아준다. KB손보 운전자공유보험 상품은 부부가 1대의 차량을 함께 쓰는 경우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보장을 공유함으로써 보험료를 기존 대비 최대 40% 이상 낮췄다.

특히 올해는 이색 보험들이 많이 출시돼 눈길을 끌기도 한다. 먼저 롯데손해보험은 결혼식장 파손, 결혼 당사자의 전염병 등의 이유로 결혼식이 취소될 경우 최대 500만원을 보장하는 ‘웨딩보험’을 출시했다. 또 결혼 의상이나 예물, 선물 등이 화재·도난으로 손해를 보았을 때도 최대 2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현대해상은 드론이 사고로 파손됐을 때와 드론을 조작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쳤을 때도 보상해주는 ‘하이드론보험’을 출시했다. 납입금에 따라 최대 10억원까지 보상 가능하고 드론을 담보로 각종 특약에도 가입할 수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보이스 피싱 사기 피해를 보상해주는 ‘가정종합보험 리치하우스’를 출시했다. 보이스 피싱 피해 관련 특약이 있어 보험료 월 3만 원에 특약 비용 18만 원을 내면 보이스 피싱 피해를 최대 100만 원까지 보상해준다.

메리츠화재의 ‘메리츠 이목구비 보장보험 1601’은 치과치료비와 안과·이비인후과 수술비는 물론 외모추상장해까지 보장한다. 또 외모에 상해를 입어 장해분류표상 추상장해로 분류될 경우 장해지급률의 2배를 지급하는 등 얼굴 전반에 대한 보장을 강화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시장에서 대형 보험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다보니 중소형 사들이 이색 상품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상품이 시장에 안착하면 시장붐업을 일으킬 수도 있어 추후 평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품 출시에 비해 증가하는 보험료

보험업계가 신상품을 꾸준히 내놓고는 있지만 보험 자율화 이후 오르는 보험료로 눈총을 사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료는 보험 자율화 이후 평균 18%나 올랐다. 또한 손보사가 판매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경우 1년 새 4.7%나 인상됐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건강보험이나 암보험 등 보장성 보험료를 5~10% 인상했다. 올 하반기에도 보험사들은 5~10%를 추가로 올렸거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촉진으로 소비자 부담이 낮아질 거란 금융당국의 예측과 다르게, 보험료 자율화가 상품개발보다는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등으로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그간 규제로 인해 억제된 인상분이 현실화 된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등은 온라인 상품이 확대되면서 할인 폭이 늘어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내놓은 신상품들도 소수를 위한 이벤트성 상품에 그치고 있어 대중화된 상품 개발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신규 상품의 경우 반짝 현상에 그칠 수 있다. 대중화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손해율 등 따져봐야 할 것이 많아 본격적인 상품 출시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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