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효율성과 자율성을 높이고 인수합병(M&A)시 편의를 위해 지주회사로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거래소의 입장을 반대하는 이들은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해 수익구조가 취약한 코스닥을 자회사로 분리할 경우 코스닥이 경영난을 겪을 수 있고 조직이 지나치게 커져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맥킨지 보고서가 꼽은 지주회사화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위험은 △ 전사 관점에서 관리 복잡도 증가 △조직간 장벽과 이기주의 형성에 따른 의사소통 저하 △ 이해상충으로 인한 의사 결정 비효율화 △ 인사 형평성에 대한 불만 발생 △ 사내 파벌주의 심화이다.
그렇다면 한국거래소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운영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 등의 경우 지주사가 산하에 있는 금융사들을 관리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조직 간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의 과제다. 인사 형평성에 대한 문제도 각 조직 간 소통이 잘 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코스닥이 자회사로 변경될 경우 경영난을 겪을 우려가 있다면 코스닥 자회사에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추가로 붙여주면 될 일이다.
조직이 커지고 임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지주회사화를 반대하기 보다는 지주회사로 변경했을 때 이익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발전을 위해 인수합병(M&A)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지주회사 아래 자회사가 있는 구조로 한국거래소가 변형되면 인수합병하기 편해진다.
무엇보다 지주회사 산하 자회사들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 지금처럼 코스피, 코스닥처럼 시장 단위로 자회사를 편성할 것이 아니라 한 시장을 두 회사가 나눠 맡는 형태로 자회사를 편성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독점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로 가기 위해서는 반대세력보다는 여론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이 한국거래소에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독점적 위치에서 높은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로 가면 현재의 독점구조가 약화돼 시장의 이익이 커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지주회사 전환도 현재의 독점 대신 경쟁구조로의 전환을 목표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