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강경식 기자 = 도날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도 파격적으로 평가받던 트럼프 공약의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 국익 최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는 트럼프의 기조에 따라 자동차 업계의 전망이 어두워졌다.
9일 KOTRA(사장 김재홍)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경제·통상정책 방향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현지 학계, 업계 전문가, 국내 진출기업 등과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자동차산업의 전망은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트럼프가 그간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견지하며 NAFTA 등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 협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재협상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코트라는 트럼프가 “특히 한미 FTA를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 조약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주장한 바 있다”며 “한‧미 FTA의 재협상과 반덤핑·상계관세 등 강도 높은 통상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트럼프가 자국 기업 우대 정책 및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주요수출품목인 자동차산업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코트라의 분석은 미국산 제품 이용을 의무화하는 ‘Buy American’ 규정이 강화될 경우 미국의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한 대외 통상압력의 강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산통부 관계자는 “오늘(9일) 관계 부처와 업계, 협회 담당자들과 모여 긴급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라며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장기 계획을 세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미국의 대선 결과가 당혹스럽다”며 “트럼프의 당선 만으로 치명적이지는 않겠지만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한‧미 FTA의 재 협상과 대외 통상압력의 수위가 높아질 경우 실질적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현대‧기아차그룹도 난색을 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되기는 했지만 공약이 실천되는 과정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트럼프의 미국은 무역 전반에 걸쳐 보호무역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