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들이 VIP상품 강화하는 이유?
생보사들이 VIP상품 강화하는 이유?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11.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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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들 해약환급금 받아가는 상황과 대비…보험도 양극화 가속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을 해지하며 받는 해약환급금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해 증가한 것으로 해석했지만 소득양극화로 인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생명보험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VIP 등의 상품 군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들은 올해에도 고액 자산가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신규 상품을 출시했다. 통상 보험사들의 VIP 상품은 은행 예금 금리에 비해 높아 자산가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한화생명은 상속재원 마련에 관심이 많은 VIP 고객을 위해 종신보험 대비 저렴한 보험료로 준비할 수 있는 ‘한화생명 경영인 정기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물가 상승에 대비해,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망보험금이 최대 2배까지 증가하는 체증형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입 시 선택한 체증나이(55·60·65세 선택) 이후부터 10년간 매년 10%씩 증액해 보장하는 형태다.

또한 가입 후 사망보장보다 은퇴자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질 경우를 대비해, 연금전환옵션을 부가했다. 연금 개시 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실제 연금수령자 명의로 계약자 및 수익자를 변경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연금전환은 가입 5년 이후 만 45세부터 80세까지 가능하다.

KB생명도 경영인 등의 고액 자산가를 위한 VIP 공략에 나서고 있다. KB생명이 내놓은 ‘무배당 국민의행복+정기보험’은 종신보험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사망을 보장한다. 이 상품의 경우 미래 물가 상승에 대비한 체증형 구조인 ‘경영인정기형’과 저렴한 보험료로 사망 보장을 준비할 수 있는 ‘개인형’으로 나뉜다.

‘경영인정기형’의 경우 법인 경영인의 갑작스런 유고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 헷징 플랜을 제공하며 5%, 10%, 20% 체증형 중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가입 당시 선택한 나이부터 최대 30년까지 매년 사망보험금이 체증해 최대 20억원까지 체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입 연령을 최대 70세까지 늘리고 보장 기간을 20년 만기, 80세, 90세 만기로 다양화했다.

ING생명도 ‘로얄 오렌지 VIP종신보험’을 출시해 짧은 납입기간을 선호하는 VIP 고객의 특성을 고려했다. 일시납과 2년납, 3년납, 5년납 선택이 가능하고 같은 보장에 대해 20년납 대신 일시납을 선택할 경우 총 납입 보험료를 약 40%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계약승계특약을 통해 2차 상속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 배우자나 자녀 중 1명을 피보험자로 지정해 가입할 수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생보사들이 계약자에게 지급하는 해약환급금이 증가함에 따라 지속 투자 가능성이 높은 VIP 등을 대상으로 타깃을 집중하는 것으로도 보여진다. 실제로 올해 2분기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비율은 7.5%로 2010년 2분기 대비 2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분기별 평균 상승률도 0.9%에 달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들어 가는 측면에서 자산가들을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고, 아무래도 자산규모가 있다 보니 수입보험료가 증가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 생명보험 해약환급금과 수입보험료 비교

보험 해약환급금 갈수록 증가, 소득양극화 조짐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생명보험 해약환급금 증가의 의미’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 업계의 올해 2분기 누적 해약환급금은 10.6조 원으로 관측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금액으로 지난해 최고치였던 20.2조 원을 경신할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이는 생명보험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해약환급금 지급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라 가계경제의 위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보고서에서는 단순히 경기침체 때문이 아닌 소득양극화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와 해약환급금 지급액이 동시에 증가하는 상황에서 보험시장이 중‧고령 부유층과 젊은 중산층으로 양분화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 2분기 GDP 대비 해약환급금 비율은 1.1%에 머물렀으나, 2016년 2분기에는 2010년 2분기 대비 23.6% 상승한 1.4%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수입보험료가 증가한 것이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임태준 연구위원은 “중·고령 부유층은 고령화에 대비한 보험구매 유인이 큰 반면, 젊은 중산층은 경기불황으로 보험 구매력이 감소해 계약해지 유인이 증가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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