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은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 처리했다.
은행연합회에서는 행장들이 은행의 미래를 위해 성과연봉제를 함께 도입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은행들이 갑작스럽게 단체 행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압박을 했을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1일에도 “금융권의 성과 중심 문화 확산을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은행들에게 압력을 가했다.
은행연합회는 7월에 ‘민간 은행 성과연봉제 도입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영업실적 등의 성과에 따라서 동일 직급 내 연봉 차등 수준을 최대 40%까지 벌어지게 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시중은행들은 대개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성과연봉제 체계를 만들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가 해고를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므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성과 경쟁이 격화될 경우 직원들이 받는 실적 압박이 커지고, 이에 따라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성과연봉제로 은행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첨예한 노사 갈등과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돼 시중은행에 바로 성과연봉제가 도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를 받아들인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무효확인 소송 등을 제기해 놓고 있다.
나기상 금융산업노조 대변인은 “금융위원장 말 한마디에 기습적으로 성과연봉제 불법 이사회 의결한 은행장을 강력 규탄하며, 한국노총을 포함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