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증권가에 박현주만 있나? 김남구도 있다
[CEO연구] 증권가에 박현주만 있나? 김남구도 있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2.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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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부회장...‘밑바닥’부터 ‘최고’까지 오른 사나이
김남구 부회장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요즘 증권업계의 초대형 IB(투자은행)설립 추진 움직임과 관련해 금융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증권사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장수 CEO’인 유상호 사장이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에서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오너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 김남구 부회장은 누구인가 = 유상호 사장은 내년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10번째 연임을 하게 된다. 11년차 장수 CEO가 되는 것이다. 유 사장이 10번째 연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남구 부회장의 각별한 신임이 있다.

김 부회장은 2005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자리에 앉았으며 2005년 5월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사장)가 됐다. 2011년 2월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진급했다. 김 부회장이 부회장 직급을 사용하는 이유는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직접 원양어선을 타고 대양에 나갔던 CEO로 유명하다. 김 부회장은 대학 졸업 직전인 1986년 4개월 동안 동원산업 북태평양 명태잡이 원양어선을 탔다. 그는 하루 18시간 이상 어선에서 일했다. 그는 동원증권에 입사해서도 일반 직원들처럼 지점으로 발령받았고 채권영업과 기획실을 거쳐 97년 이사가 됐다.

김 부회장의 부친 김 회장의 생각은 ‘구름 위에 올라가 버리면 아래 사정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의 두 아들은 모두 철저하게 밑바닥부터 현장 수업을 받았다.

◇ 김남구 부회장의 과제 = 김 부회장의 첫 번째 과제는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세계적 증권사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한국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증자규모는 1조6920억원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4조200억원으로 확대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4조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가짐에 따라 앞으로 발행어음, 법인 외국환 업무 등의 사업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IB는 자금조달을 위해 만기 1년 이하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이 어음은 레버리지 규제대상에서 빠지며,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다만 어음으로 구한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에 써야 한다.

증권사들이 그간 은행들에게 수수료를 주면서 외화를 환전하거나 빌렸지만 앞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직접 환전을 할 수 있다. 이는 기업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사업용 외화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 과제는 한국지주가 투자한 다른 금융사들과 기존 한국지주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저축은행은 갖고 있지만 은행을 갖고 있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 지분 4%를 사들였고 한국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4%를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우리은행 지분을 사들이면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해 카카오뱅크 지분을 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럴 계획없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은행에 비해 투자자를 대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가진 점포망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강하고 한국투자증권은 IB(투자은행)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이 서로 협력하면 좀 더 많은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 운영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기 때문에 인건비와 유지비 부담이 적다는 것도 강점이다. 한국지주는 국내에서 충분히 카카오뱅크를 운영해 보고 인터넷은행 경영 노하우를 많이 쌓은 다음 해외로 진출할 수도 있다.

◇ ‘모범생’ 한국지주, 이제는 세계로 가야 할 때 = 한국지주는 지난해 4조6605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려 역대 최고기록을 바꿨다. 영업이익은 3845억원이었다.

한국지주의 핵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948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5년째 업계 1위를 지켰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한국지주의 특징은 전 계열사가 모범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제는 국내 모범생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해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사로 발돋움해야 할 때를 맞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지주회사 명칭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이고 주요 계열사 이름마다 ‘한국’이란 글자가 붙어 있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사로 발돋움하라는 신의 뜻인지도 모른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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