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앱 ‘한방’은 성공할 수 있을까?
부동산앱 ‘한방’은 성공할 수 있을까?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12.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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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시영 광고모델 발탁으로 직방-다방과 전면전 채비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부동산 앱 시장에도 삼국지가 형성될 전망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운영하는 부동산 앱 한방이 업계 투톱 직방·다방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출시 후 4년간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던 TV광고를 전면 시행하는 한편 중개업자들의 권리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27일 오후1시30분 서울밀레니엄힐튼호텔 주니어볼룸에서 임원 등 협회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배우 이시영과 협회가 출시한 ‘한방’ TV-CF 전속모델 계약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좌측부터 배우 이시영, 황기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

부동산 앱 시장은 ‘직방’과 ‘다방’이 업계 투톱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직방이 1600만여 건, 다방이 850만여 건이다. 업계 최초로 국토부의 인가를 받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내놓았던 한방은 11만여 건에 그친다.

또한 지난 11월, 공승배 트러스트 부동산 대표가 공인중개사가 아닌 변호사 신분임에도 중개 영업 후 중개수수료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 한 공인중개사 단체에서 이를 '월권 행위'로 지적하며 법원에 고소했고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1심에서 무죄로 판결나 일단락됐지만 '밥그릇 논란'이 불거진 계기가 됐다.

위기의식을 느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결국 노선을 선회했다. 첫 번째로 부동산 앱 시장 마케팅 비중의 확대다. 지난 8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 앱 서비스 'K-REN'의 명칭을 공모전 결과에 따라 ‘한방’으로 바꿨다.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부동산 앱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공인중개사들의 권리를 찾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직방·다방과 전면전 돌입
회원사 많지만 인지도 낮아

2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가입된 공인중개사 수는 9만6463명이다. 이 중 한방 앱에 등록된 매물 수는 6만6268건이다. 직방, 다방과 동일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협회 회원 수보다 적은 앱 내 매물 수는 협회의 체면을 구겨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부동산 중개수수료 규모는 2000억 원에 달한다. 연간 2조원으로 추산되는 전체 주택임대 중개수수료의 10%에 달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입장에서는 시장 규모가 커진 부동산 앱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과제가 산적돼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출시했던 한방의 전신인 ‘K-ren’이 국가로부터 공식으로 자격 인증을 받은 공인중개사들이 소속돼 있어 관련 서비스로 경쟁할 때 ‘코퍼레이트 아이덴티티(CI)’가 높아 고객신뢰도에 가장 유리하다는 것에는 입을 모은다.

그러나 직방, 다방과 같은 브랜드의 목적·표현 등을 브랜드화 시켜 개성을 나타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는 통계 수치에서도 보여줬듯이 신뢰도가 높은 CI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서비스 내용으로만 보면 직방, 다방, 한방은 사실상 동일한 부동산 매물 광고 플랫폼이다. 오히려 매물을 직접 등록하는 중개업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무료인 한방에 등록하는 것이 이득이다.

앱을 방문하는 이용자와 매물 수의 차이가 문제다. 지난 2013년 12월 한방의 전신인 K-REN을 처음 출시했을 때도 개업자의 매물 등록 및 거래 수수료는 무료였다. 직방과 다방은 2012년 1월에 출시했고 다방은 2014년 7월에 출시한 후발주자다.

직방 관계자는 “부동산 앱 시장에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비결에는 유명 연예인을 통한 광고 효과에 있다”며 “인지도가 높은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주력 매물인 원룸 전세 등을 넘어 아파트까지 사업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연예인 통한 광고 전략으로 ‘정면승부’
경쟁 과열에 진흙탕 싸움 우려도

결국 홍보 전략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직방은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를 보유한 ‘CF스타’ 가수 설현과 ‘라이징스타’ 배우 서강준이 광고모델이다. 직전에는 ‘한류스타’ 송승헌과 배우 이희준이 번듯한 정장을 입고 ‘안심중개사’ 라는 타이틀로 광고에 출연했다. 이전에 광고모델을 맡았던 배우 주원과 개그맨 김지민까지, 직방은 각 분야에서 유명한 연예인들을 앞세우는 홍보 전략의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9일 현재 직방에 따르면 가입된 회원중개사가 1만1000명에 불과하지만 누적 매물은 600만 건을 넘겼다. 개런티가 높은 유명 연예인들을 광고모델로 활용해 인지도를 높였고 부동산 앱 시장 매물 수, 누적다운로드 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방은 셋 중에 가장 늦게 출시됐으나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갔다. 아이돌가수 겸 배우인 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를 광고모델로 활용했고 혜리가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 주연으로 대세스타 반열에 오르자 다방도 ‘혜리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방은 혜리가 응답하라 시리즈가 방영되기 이전인 지난해 5월, 1년 계약을 진행했으나 1년 만에 높아진 몸값에도 불구하고 올해 재계약을 단행했다. 이후 월세지원, 반려동물 검색 서비스 등을 추가하는 등 특색 있는 콘텐츠로 주목받으며 업계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서비스 운영예산 중 광고마케팅 비용에 과감히 투자하는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2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프로복싱선수 경력이 있는 인기 연예인 이시영을 한방 광고모델로 계약하며 TV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부터 방영될 한방의 첫 TV광고에 등장하는 배우 이시영은 최근 출연한 예능프로그램들에서 활약하며 설현이나 혜리 못지않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방이라는 단어가 복서 이미지에서 비롯한 이시영의 당찬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자평이다.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TV광고가 시작되면 한방의 인지도는 상당 부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동산 앱 시장의 경쟁에 불을 붙여 자칫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는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직방과 다방은 자사서비스만 이용하는 중개업자들의 매물을 검색창 상단에 노출시키는 회원 등급제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경쟁사 앱을 함께 이용하는 중개업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지적부터 허위 매물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어 많은 이용자 수에 비해 서비스 개선 문제가 드러난 상황이다. 여기에 한방이 가세한다면 시장 경쟁의 칼날은 더 날카로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협회 소속 개업공인중개사로부터 별도의 이용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유료서비스에 비해 허위매물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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