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리더들 “변화와 혁신이 살 길”
은행권 리더들 “변화와 혁신이 살 길”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1.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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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은행·지주사 새해 계획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왼쪽 첫번째), 윤종규 KB지주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김정태 하나지주 회장(가운데),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도진 기업은행 행장(오른쪽에서 첫번째). <사진=각 지주 및 은행>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았던 관계로 요즘 은행권 분위기가 밝다. 이런 밝은 모습은 은행들의 신년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국내 금융지주사(지주)의 경우 대부분 은행이 주력이어서, 지주 회장들의 신년사도 힘차고 당당했다.

◇ 신한지주·은행 = 신한지주를 이끌고 있는 한동우 회장은 “변화의 본질을 먼저 보고, 한발 앞서 방향을 결정하고, 이를 신속하게 실행하는 ‘先見(선견), 先決(선결), 先行(선행)’의 경영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신한금융그룹은 2017년의 슬로건을 ‘先, 신한’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올해 신한금융그룹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차별성을 만들어야 한다”며 “디지털, 글로벌, 자산운용 등 협업 확대가 필요한 영역을 검토하는 동시에, 그룹 자원의 공유 체계를 업그레이드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변화된 환경에 맞는 최적의 자원 배치를 통해 생존력을 높여야 한다”며 “기업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자원의 배치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 회장은 마지막으로 “변화의 본질을 읽는 통찰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용병 신한은행 행장은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든 임직원이 늘 염두에 두고 실천해 주길 바라는 것은 ‘혁신’, ‘공감’, ‘행복’, ‘동행’의 4가지 키워드”라며 “‘고객에게 무엇을 파는가’가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One Shinhan의 플랫폼을 활용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임직원 모두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쉼 없이 도전하는 ‘치원공니(致遠恐泥)’의 자세로,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다면, 2017년도 신한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변화의 바람을 타고 거센 파도를 헤쳐가는 신한인의 의지를 사자성어로 담았다”라며 “오를 승(乘)! 바람 풍(風)! 깨뜨릴 파(破)! 물결 랑(浪)!”이라고 말했다.

◇ KB지주·은행 = KB증권을 출범시키면서 증권업을 강화한 윤종규 회장은 “머지않아 여의도에는 우리가 고대하던 KB금융타운이 조성되고, KB의 깃발들이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회장은 올해 “고객가치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고객과 KB가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며 “‘KB’하면 고객의 재산을 지켜주고 불려주는 재산증식의 대명사가 됩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회장은 “디지털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금융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17년 우리가 나아가야 할 CODE는 정해졌다”며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Customer with KB) 전 계열사가 한 팀으로 일심동체가 되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나가자(One Firm KB)”고 촉구했다.

또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금융을 선도하고(Digital KB) 역동적인 KB를 만들어 가자(Evolution & Dynamic KB)”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이런 노력을 진행해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의 위상’을 회복하는 확고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윤 회장은 신년사에 각 계열사에게 보내는 당부도 넣었다.

KB국민은행에게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SOHO(소상공인)/SME(중소기업)시장에서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 ‘리딩뱅크의 위상’을 반드시 탈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고 “통합 KB증권은 전 부문에서의 올 라운드 플레이어가 됨으로써 국내 자본시장 재편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회장은 “모든 것이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만유심조(萬有心造)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손을 잡고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 하나지주·은행 =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김정태 지주 회장만 신년사를 발표했고 함영주 하나은행 행장은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유사한 금융상품을 가격 경쟁이나 프로모션으로 푸시(Push)하는 공급자 중심의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스마트한 손님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금융기관끼리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타 업종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이라는 사자성어를 소개하며 지금은 “다시 줄을 고쳐 맬 때”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해현경장이란 중국 한나라 동중서(董仲舒)가 무제에게 올린 ‘현량대책’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거문고의 줄을 다시 매다’는 뜻”이라며 “우리도 판(板)을 바꾸기 위해 기업문화와 영업방식에 있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덴마크의 대표적인 기업 레고(Lego)의 사례를 제시했다. 레고는 지나친 외형성장과 과도한 비용 지출 때문에 2004년에 파산 위기로 몰렸다. 궁지에 몰린 레고는 자신들의 핵심가치인 ‘아이들을 잘 놀게 해 주기’에 집중해 어린이 손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레고는 수익성과 성장률을 회복하고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다시 일어섰다.

김 회장은 “손님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해서는 협력쟁선(協力爭先)의 마음가짐을 통해 진정한 원 컴패니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며 “모든 그룹사가 손님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만 손님들이 하나금융그룹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은행 = 지난해는 우리은행에게는 매우 좋은 해였다. 경영성적도 좋았고 무엇보다 우리은행 지분 29.7%가 민간 금융사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광구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7년 경영목표를 ‘새로운 내일, 더 强한은행’으로 정했다”며 “다섯 가지 경영전략을 통해 민영화 이후 더 강해진 우리은행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이 제시한 다섯 가진 경영전략 중 첫 번째는 고객기반 확대이다. 두번째는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철저한 ‘뒷문 잠그기’다. 뒷문 잠그기는 부실을 철저히 관리해 돈이 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5大 新성장동력’을 중심으로 미래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금융영토를 확장하는 것이다. 5대 신성장동력은 △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구축 △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 플랫폼 네트워크 확장 △ 글로벌 비즈니스의 질적 성장 △ IB 강화 및 이종산업 진출 활성화다.

아울러 이 행장은 ‘영업문화의 혁신’도 강조했다. 이 행장은 “영업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태블릿 브랜치를 활용하여 찾아가는 영업을 활성화하고, 디지털 키오스크(KIOSK)를 확대하여 점포 운영도 효율화 할 것”이라며 “직원 여러분들도 강한 영업력이 우리만의 기업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행장은 “‘자기 인사는 자기가 만드는’ 인사시스템을 정착시켜 영업 우수인력에 대해서는 승진과 연수를 우대하고, 성과에 연계한 합리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은행이 다른 경쟁은행들을 모두 물리치고 명실공히 대한민국 금융의 최강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함께 2017년을 힘차게 출발합시다”라고 말했다.

◇ 기업은행 = 김도진 기업은행 행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취임식을 가졌으며 시무식을 열지 않고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현재의 금융환경을 ‘풍전등화(風前燈火)’라고 표현했다. 이어 다른 행장들처럼 변화와 혁신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IBK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은 변화와 혁신밖에 없다”며 “각 그룹간, 부서간은 물론 은행과 자회사 간, 자회사 상호간에도 시너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은행에 90%이상 편중된 구조를 하루 빨리 바꿔나가지 않으면,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며 “비은행부문이 IBK에서 20%이상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연이나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만 보고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약속했고 업무문화 전체를 바꿔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IBK내에 형식보단 실질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김 행장의 생각이다.

◇ 참신한 대안이 부족 = 국내 주요 시중은행 행장들이나 지주사 회장들의 신년사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은행업 자체의 한계가 있고 신년사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다가 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참신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은행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 미국 등 금융 선진국 대형 은행들의 경영 및 투자방식에 대한 연구 △ 투자은행(IB)및 헤지펀드 등 금융투자업에 대한 연구 △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거대 시장에 진출할 있는 핀테크 사업 아이디어 연구 △ IT업종 등과 결합해서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핀테크 아이디어 연구 △ 해외은행 인수·합병 연구 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미래학자들 중에는 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는 이들도 있다. 아프리카의 케냐에서는 1700만명이 은행 대신 ‘엠페사’에 가입했다. 엠페사는 일종의 모바일은행으로 입출금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한다. 물건이나 서비스 거래 시에도 스마트폰으로 대금 지불을 할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은 보유 자산을 최대한 불릴 수 있는 금융투자 역량을 최대한 길러야 하고, 핀테크 기술 수준을 세계 최상위권으로 높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울러 직원들을 재교육해서 새로운 사업에 투입해 감원 규모를 줄이고, 은행 서비스의 모바일화에 따라 재배치해야 하는 인력들을 해외에서 근무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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