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의정부경전철이 개통 4년 만에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최대주주인 GS건설은 파산 절차가 시작될 의정부경전철의 채권을 인수했다. GS건설은 1분기 만기 PF후순위차입금 금액이 늘어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오전 의정부경전철은 GS건설, 고려개발, 이수개발 등 재적 이사 5명이 이사회를 통해 파산 신청을 결의했다. 이날 오후 이사회는 결의안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고 최대주주인 GS건설은 파산 신청에 따라 채권 인수를 경정했다고 공시했다.
법원은 한 달 내에 의정부경전철 파산관재인을 파견하고 한 달간 실사를 통해 운행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파산 절차는 두 달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파산 신청의 주된 원인은 적자에 따른 자본잠식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개통 첫 해인 2012년에는 순손실 315억 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3년 443억 원으로 올랐다. 2014년에는 108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일 년 만에 손실액은 2배로 껑충 뛰었다. 결국 지난 해 12월까지 누적 22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의정부시를 순회하는 것에 한정된 의정부경전철 노선이 사업자가 예상했던 수요자들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적자의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인 서울 위성도시인 의정부시의 유동인구가 시내 간 이동보다 서울로의 이동 수요가 많은 것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의정부경전철 노선 중 회룡역만이 서울 지하철 1호선 환승이 가능하며 의정부시민들이 서울로 이동할 때 주로 이용하는 지하철 7호선 장암역이나 1호선 의정부역 등은 환승이 불가능하다. 이용 승객을 늘리기 위해 환승할인과 장애인·노년층 할인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했지만 오히려 적자 폭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2012년 7월에 개통된 의정부경전철 총 사업비는 6767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 중 3500억 원은 GS건설을 포함한 컨소시엄 사업시행자에서 투자했고 48%는 국비와 도비 등으로 충원됐다.
GS건설은 의정부경전철의 지분 47.5%를 보유하고 있다. GS건설은 의정부경전철 파산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업시행자에서 출자한 3500억 원에서 지분율에 따라 1200억 원 가량을 해지환급금 명목으로 의정부시에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GS건설은 의정부경전철 파산 신청으로 인수한 채권 2070억원을 비롯해 만기가 도래한 PF후순위차입금 등으로 재무 상황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후순위차입금과 나머지 비용 중 지분율에 해당하는 채무인수금액 984억원이 올해 1분기 손실로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이미 의정부경전철 자본잠식에 따른 비용인식을 지난 2013년 4분기에 450억원의 감액손실로 마쳤다”며 “파산이 결정되고 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을 감안하면 추가 비용보다 환급금이 많을 수 있으나 회수에 소요되는 시간은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2013년에 해당 사업 손실이 대손충당금으로 잡혔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