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보호무역주의 여파에 자동차업계 '초긴장'
[트럼프노믹스] 보호무역주의 여파에 자동차업계 '초긴장'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01.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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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업계 잇따른 미국 투자...현대차도 31억 동참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며 그 동안 강조했던 보호무역주의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하나둘씩 미국 내에 공장을 짓고 투자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자동차업계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제 45대 미국 대통령 < 사진 = 뉴시스 >

트럼프가 내세운 통상정책 공약 중 무역제제에 따르면 보호무역주의 강화정책이 핵심이다. 자국 산업을 보호해 국민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이른바 ‘트럼프노믹스’가 실현된다면 FTA(자유무역협정)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은 판이 다시 짜일 전망이며 미국에 수출되던 자동차 관세에 대한 셈법은 백지화상태가 된다.

특히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무관세 수출입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가 멕시코 관세를 35%로 높이겠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됐을 경우,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아니면 경쟁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에 자동차 생산라인을 가동시킨 기업들은 생산 물량의 70% 이상을 미국 등 북미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과 독일, 일본 등의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된 자동차를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것보다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미국 등 북미지역으로 수출하는 것이 나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노믹스에 따라 멕시코 자동차 생산라인에 대해 유지 또는 추가 투자할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에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16억달러(1조8700억원)를 들여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미국 미시간 공장에 7억달러(8191억원)를 투자하기로 노선을 변경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GM(제네럴모터스)도 멕시코 투자 계획을 고수하다가 결국 트럼프노믹스에 동참했다. GM은 10억달러(1조17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우며 1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업체 토요타는 대놓고 트럼프의 지적에 꼬리를 내리는 굴욕을 겪었다. 지난 5일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토요타가 멕시코 바자에 미국 수출용 코롤라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것에 대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한다”고 압박했고 결국,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지난 9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미국에 5년간 100억달러(11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고민의 깊이는 동일하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그 대상이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 비율 중 1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7일 현대자동차는 향후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6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 5년간 투자한 21억달러(약 2조4600억원)보다 5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자율주행차, 에코자동차 등 미래 신기술에 31억달러 중 30~4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생산시설과 신차종 투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 소나타, 엘란트라 등을 연간 37만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기아차 공장에서는 연간 36만대의 옵티마, 쏘렌토 등이 생산되고 있다. 모두 미국을 비롯한 북미 자동차 시장이 주고객인 공장이다.

이외 르노삼성차는 국내에서 닛산 로그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고 한국지엠도 트랙스 등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자동차는 이번 31억달러 투자가 최근 불거진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대한 트럼프의 위협적인 발언과는 관계없는 투자라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 정부와는 관계가 없으며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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