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내부 출신 행장 나오나
수출입은행 내부 출신 행장 나오나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2.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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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사진=곽호성 기자>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수은) 행장의 임기가 다음달 5일 끝나지만 후임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기 대통령 선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수은도 내부 출신 행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 수은 내부 출신 행장 나올 수 있나 = 지금까지 수은 내부 출신 인사가 수은 행장을 맡은 적이 없다. 반면 기업은행의 경우 내부 출신 행장이 지금까지 3명 나왔다.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전 행장, 김도진 현(現)행장이 내부 출신이다.

금융권에서는 수은 내부 출신 행장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책은행 행장 자리에는 임명권자의 눈에만 들면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시국이 혼란스런 상황에서는 내부 출신 행장이 나올 가능성이 더욱 높다. 외부 출신 행장을 앉혔을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 내부 출신 행장의 장·단점 = 행장이 내부 출신 중 나올 경우 최대의 장점은 수은을 잘 아는 사람이 행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장점은 수은 조직원들과 소통이 잘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장점은 낙하산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임명권자도 내부 인사를 수은 행장으로 보내면 정치적 부담을 덜 안게 된다. 네 번째 장점은 관료그룹에 속하지 않은 인사가 행장을 맡아 소신있게 은행을 운영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만일 기업은행의 경우처럼 황교안 대행이 수은 행장으로 내부 인사를 임명할 경우, 정권이 바뀌어도 함부로 수은 행장을 교체하기 어렵다는 장점도 있다. 내부 인사를 행장으로 임명한다면 수은 내부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는 인물을 행장으로 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범석 극동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내부승진이 바람직한 이유는 첫째가 업무전문성이며 둘째는 직원 사기진작”이라며 “물론 내부승진이든 외부인사 영입이든 업무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도 업무능력을 중요하게 봤다.

한 교수는 “외부인사의 경우 경영능력 검증이 안된 분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내부 출신 행장의 단점도 있다. 내부 출신 인사의 경우 과감한 인적 쇄신이나 개혁을 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내부 출신 행장이 나왔을 경우 경제팀과 손발이 안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역대 수은 행장 18명을 보면 기획재정부(舊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재무부)출신이 10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한국은행 출신은 5명이다. 이렇게 역대 정권이 수은 행장을 굳이 경제관료나 한은 출신으로 임명한 이유는 수은의 업무가 경제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수은의 최대 임무는 수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수은이 매우 중요한 조직임을 알 수 있다.

금융권 인사들은 내부 출신 인사가 수은 행장을 맡았을 경우 경제당국과 손발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경제부처 수장들이 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식으로 수은 행장이 탄생하기 때문에 수은 행장 인선에 있어 기획재정부(기재부)장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 수은에도 내부 출신 행장 검토해봐야 = 내부 출신 행장이 갖는 단점도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수은을 내부 출신 행장이 이끌어 가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은 같은 국책은행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압력이나 관료그룹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외부 인사가 수은을 이끌어 왔지만, 현재 수은이 어려운 지경에 몰려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은에 내부 출신 행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기업은행이다. 같은 국책은행이면서도 산업은행과 수은이 곤욕을 치를 때 기업은행은 시장의 박수를 받았다. 

근본적으로 기업은행과 수은의 업무영역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수은을 관치금융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내부 인사를 행장으로 만들어야 하며, 그 적절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는 목소리가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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