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최종 인수' 난제 '첩첩산중'
하나금융, '외환은행 최종 인수' 난제 '첩첩산중'
  • 심상목
  • 승인 2010.11.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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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마련책 금융위 인수 핵심…외환 구성원들 반발도 다스려야

[이지경제= 심상목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공식발표만 남겨둔 채 사실상 확정됐다.

그러나 은행계 관계자들은 인수 자금 마련과 피인수대상인 외환은행 측의 거센 반발로 인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23일 “외환은행을 4조6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 수준에 인수한다”며 “24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결의 한 뒤, 이날 오후 2시 공식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사회에서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되면 오는 25일 금융위원회에 외환은행 지분 인수 안건을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하나은행이 완벽하게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에는 3개월 가량의 시간이 더 소비될 전망이다.

 

◆5조원대 인수자금은 어디서?

 

은행업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금융위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최소 4조6000억원에서 5조원까지 육박할 수 있는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금융위 승인을 받는데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가지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기 위해 4조6000억원을 지불할 예정이다.

 

여기에 외환은행 지분 6.25%를 보유한 수출입 은행이 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지분 매도를 요청할 수 있는 태그얼롱을 행사해 인수 대상 지분규모가 57.25%까지 확대되면 인수자금도 5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업계 일각에서는 외환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현대건설 매각 이익을 감안하면 가격을 더 치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하나금융이 5조원대에 육박하는 자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달렸다. 현재까지 하나금융이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2조원에 불과해 나머지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야만 인수가 가능하다.

 

하나금융은 그러나 현재까지 인수자금 마련에 대해 어떤 것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유 하나금융회장 역시 “인수 자금 마련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때문에 금융권 관계자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나머지 자금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하게 될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자금 조달 계획이 승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췄다.

 

김 원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금조달 계획이 적절한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적절히 유지될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절차를 통해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위고하 막론한 외환銀 반발

 

피인수대상인 외환은행 구성원들의 반발도 거세게 번지고 있어 김승유 회장과 하나금융이 해결해야할 숙제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자금에 의문을 품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명에서 노조 측은 “하나금융이 자금조달은 위해서는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밖에 없다”면서 “풋백옵션과 같은 별도의 수익보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는 당연히 부채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하나금융은 자회사 자본확충이 아니라 외환은행 인수에 ‘더블 레버리지’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건전성과 수익력이 악화된 회사가 편법적인 차입을 통해 건전한 회사를 인수해 회사를 문닫게 만든다면 누가 은행 건전성 유지에 사활을 걸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구성원들의 반발은 노조 뿐만 아니라 지점장들과 고위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윤종호 대기업사업본부장 부행장 등 외환은행 부행장 7명도 22일 성명을 내고 “론스타는 지난 7년간 배당을 통해 투자금액의 원금을 거의 회수한 상태”라며 “임직원의 피땀 흘린 노력의 결과인 만큼 직원들의 정서를 최우선적으로 감안해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외환은행 전국 부점장 및 팀장들도 같은 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시도는 공정하지 않을뿐더러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반대 없는 확실한 인수자금 마련이 핵심 관건”이라며 “아직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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