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잇딴 부동산 매각…“허리띠 졸라 맨다”
은행권, 잇딴 부동산 매각…“허리띠 졸라 맨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5.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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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매각을 추진 중인 명동 본점 건물. 사진=하나생명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점포 통폐합과 함께 본점을 포함한 유휴 부동산 매각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스마트뱅킹시대 도래 등 격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질 개선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싼 몸값과 입지 변화에 따른 부동산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오히려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에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게시된 부동산 매각 공고를 분석한 결과, 은행권은 올해 223억9600만원의 부동산을 팔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올해 3곳의 부동산을 매각해 119억7900만원을 벌어들였다. 우리은행은 5곳을 매각해 61억478만원의 실탄을 확보했고, KB국민과 하나은행은 1개 지점을 각각 33억700만원, 10억531만원에 매각했다.

은행권이 점포통폐합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한파와 입지 조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매수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찰의 연속이다.

신한은행은 올해에만 18건의 유휴 부동산을 내놨다. 액수로는 359억9100만원 규모다. 이중 서울 휘경동 토지(예상가 3000만원)를 제외한 17건은 은행에서 영업점으로 사용했던 상가건물이다. 신한은행은 이 가운데 대전 도마동 지점(35억6100만원), 대구 중앙지점(74억5500만원), 경기도 광명시 지점(9억6300만원) 등 3곳을 팔았다.

신한은행이 매각한 부동산 3건 중 2곳(대전 도마동 지점, 광명시 지점)은 3회 이상의 유찰을 경험했다. 아직 팔리지 않은 수원 팔달로 지점과 전북 군산 지점, 서울 구의지점 등도 3회 이상 낙찰을 받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옛 하나‧외환은행 점포가 있었던 9개 부동산(321억9931만원)을 공매에 부쳐 전북 전주시 소재 1건(10억531만원)을 매각했다. 이 외에도 경기도 용인시 소재 연수원 건물과 부지를 1102억3300만원에 내놓을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역시 12곳의 영업점(639억2900만원)을 매물로 내놨다. 이 중 광주광역시 쌍촌동 지점(33억700만원) 1곳만 매각이 완료된 상태다. 나머지는 모두 유찰됐다.

우리은행은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 6곳(62억278만원) 중 5곳을 팔았지만 3군데는 주거용 건물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좋지 못하고, 일부 지점은 구도심에 위치해 있는 등 입지 조건이 좋지 않아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본점도 팔자”

KB국민과 하나은행은 본점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 등 핵심 계열사는 각 금융지주회사의 사옥으로 들어가고, 비핵심부서는 매각된 은행 본점에 임차해 들어가는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23일 현재 본점으로 사용 중인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을 매물로 내놓는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이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24층 규모로 매각 예상가는 1조원을 웃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7월 서울 을지로 신사옥이 완공되면 주요부서가 순차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나간 명동 본점은 이후 하나생명, 하나카드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임대차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입주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서울 명동 본점 건물을 매각할 계획이다. 지하 4층, 지상 17층 규모로 최소 4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KB국민은행의 지주사인 KB금융은 서울 여의도 본점 인근 한국국토정보공사 부지에 오는 2020년까지 신사옥(KB금융타운)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입주전까지 명동 본점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서 사용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지낼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매각 주관사 후보를 추려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며 “향후 일정 등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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