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LH사장, 취임 1년…문정부서 책임경영 ‘시험대’
박상우 LH사장, 취임 1년…문정부서 책임경영 ‘시험대’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06.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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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016년 10월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주택관리공사에 대한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박상우 한국주택토지공사(이하 LH) 사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책임경영의 시험대에 올랐다.

박상우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대표적인 공공기관 부채 공룡으로 불렸던 LH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성과는 분명했다. 하지만 공적임대주택 물량 감소 여파로 국민 주거 안정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박 사장에게는 올해가 시험대다. 공적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새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과 가장 큰 교집합을 그리며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매출 22조9677억원, 영업이익 3조1756억원, 당기순이익 2조23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3%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9%, 128.2% 급증했다.

부채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총 부채는 133조3468만원. 특히 2013년 전체 부채에서 74.6%(106조원)를 차지했던 금융부채가 지난해 66%(88조원)까지 줄였다.

2012년 466.1%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2015년 390.36%, 지난해 342.14% 등 건전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만 실적 개선의 이면에는 공적주택 공급량 감소와 예산 집행 축소 등에 따른 부작용이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LH는 2009년 토지와 주택 공사 통합 당시 14만1000여호의 주택을 공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 5만7000여호 분양에 그치며 출범 당시와 비교, 공급 물량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자규모도 감소했다. 2013년 19조1643억원을 정점으로, 2014년 17조4200억원, 2015년 17조790억원, 지난해 14조4655억원으로 줄었다.

LH의 경영 방침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정부의 주택 정책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에 LH는 지난 2월, 투자와 공적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새 정부가 약속한 공적임대주택 공급량인 연 17만호는 올 초 LH가 설정한 11만3000여호보다 훨씬 웃돌고 있다.

이정준 LH 언론홍보담당 과장은 “올해에는 토지취득·개발, 주택건설 및 주거복지사업 등에 17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며, 공적임대주택은 11만3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며 “새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맞게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발 빠른 전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갯속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3년간 개선세를 보인 LH의 재무 상황이 또다시 안개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공적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예산 재편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LH는 정부의 공적임대주택 공급,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주택 공급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한 매입 임대 등의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해당 정책에 대한 진행 방법에 따라 LH의 투자 방법도 그려질 것이다. 예산 증액은 재무구조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LH가 재무구조를 개선해 우량 공공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정부 역시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공급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공임대를 LH 등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선진국처럼 민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사장의 과제 중 하나는 비정규직도 포함돼 있다. 올 1분기 현재 LH의 비정규직은 1304명. 전체 직원(7370명) 대비 17.7%를 차지한다. 이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의 비정규직 비율 8%를 웃돈다.

급여를 살펴보면 올 1분기 정규직 1인당 평균 연봉은 6018만원, 비정규직은 2188만원이다. 같은 기간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2500만원대. 비정규직이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1인당 300만원 연간 39억1200만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정준 과장은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 뒤 “지난해부터 비정규직이 줄고 있는 추세다. 정규직 전환과 관련, TF를 신설했다. 방향이 설정되면 기재부와 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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