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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남 위에 행복주택, 공감대 형성이 먼저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수서역 남측 부지에 조성 예정인 행복주택 2810가구 취소하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강남 한양수자인 아파트 외벽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다.

얼핏 보면 ‘내 뒷마당에는 안된다’는 전형적인 님비(NIMBY) 현상으로 보인다.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땅에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되레 궁금해져서 살펴봤다.

이는 최근 완공된 SRT 수서역을 통해 ‘수서역세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행복주택이 포함된 공공임대주택 2500여 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의 이해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해당 사업은 확실히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것이 이유다.

지난 5월 세곡동 주민 센터에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시의 주도 하에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수서역세권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지구 계획을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해당 개발 사업이 가져올 주변 환경변화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다. 동시에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해당 지구 계획에 중학교, 우체국, 보건소 등 공동기반시설 계획이 없다는 게 골자다. 또 지하철역도 없는 곳에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하게 되면 잠재적 교통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문제다.

실제로 해당 수서지역에는 세명초등학교를 포함해 율현초, 대왕초, 서울자곡초 등 초등학교가 즐비했다. 그러나 중학교는 세곡중학교가 유일하다. 가장 근접한 지하철역인 수서역은 도보로 이용하기에는 먼 거리다. 서울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인 밤고개로는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갈등의 골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취재차 방문한 SRT 수서역 인근의 온도도 다르지 않았다. 사회적인 님비는 어느 정도 용인되고 있지만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 대한 님비는 스스로 자유로워지는 것도 힘들다.

최근 강남4구에 재건축 등 정비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님비에 대한 의미가 더욱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문제다. 내 땅을 개발하려면 대가를 지불하라는 식의 일부 막무가내 반대도 있기 때문이다.

공공임대주택의 건립은 서민을 위한 주거복지에 일맥상통하며 학교부지 건립은 교육청과 협의, 기반시설 건립은 지자체와 협의 등 핑계거리도 많다.

그러나 정부가 무조건 개발을 강제하는 것도 옳지 않다.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 등 해당 사업에 대한 견제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다만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요구와 타협은 대다수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더욱이 격전지는 강남이다.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인다.

“행복주택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는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세곡동 거주민의 말로 맺음을 대신한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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