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인터넷銀, 금융 ‘빅뱅’…‘K‧K목장’의 혈투 ‘시선집중’
[VS] 인터넷銀, 금융 ‘빅뱅’…‘K‧K목장’의 혈투 ‘시선집중’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8.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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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출범과 함께 각종 기록을 양산하며 금융권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할 정도로 흥행 돌풍이 상상 이상이다. 금융권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인터넷전문은행. 앞으로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케이와 카카오뱅크의 선두 다툼, 이른바 ‘K‧K 목장’ 혈투도 관심거리다.

두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태생이 같은 만큼 닮은 점이 많다. 양사 모두 스마트폰을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가입·계좌개설 절차가 시중은행에 비해 대폭 간소화됐다. 더욱이 영업점을 개설하지 않아, 절감된 비용을 금융 소비자에게 금리 혜택으로 제공하는 점도 같다.

다만 금리 정책이나 서비스 운영방식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차이점이 분명하다. 두 은행 모두 특화 서비스로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보름 만인 지난 11일 가입계좌 수 228만좌, 체크카드 발급신청 건수는 159만건을 돌파했다. 수신액은 1조2190억원, 여신액(대출 실행기준)은 8807억원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영업 개시 15일(4월 18일) 기준 성적은 가입자 20만명, 수신액 2300억원, 여신액 1300억원이다.

겉으로 나타나 수치는 카카오뱅크의 압승.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급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 비중은 케이뱅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체크카드 발급 비율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실물통장이 없고 따로 영업점을 두지 않는 탓에 예금 인출·결제의 편의성을 위해선 체크카드 발급이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발급신청 비율은 69.7%로 가입자 10명 중 7명 수준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출범 후 현재까지 약 80~90%의 체크카드 발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 수 대비 실제 이용자 비중에서 앞선 모습이다.

이용자 1인당 평균 여·수신액에서도 케이뱅크가 웃고 있다. 케이뱅크는 영업 개시 15일 기준 수신액 115만원, 여신액 65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수신액 53만4000원, 여신액 38만6000만원에 머물렀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출범 초기 카카오뱅크가 인지도를 바탕으로 덩치 키우기에 성공했다면, 케이뱅크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더 비중이 쏠린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15일 기준 실적 현황. 그래픽=이민섭 기자

예금은 ‘케뱅’ 대출은 ‘카뱅

현재까지 성적표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예·적금은 케이뱅크가, 대출은 카카오뱅크가 더 유리하다.

예·적금 금리를 비교하면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보다 앞선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입출금통장 금리를 보면 케이뱅크의 ‘듀얼k입출금통장’의 기본 금리는 연 0.2%인 반면 카카오뱅크의 입출금통장은 연 0.1%다.

두 통장 모두 여유자금을 예금처럼 묶어놓는 기능(케이뱅크 – 남길금액, 카카오뱅크 – 세이프가드)을 사용하면 연 1.20%의 동일한 금리를 제공하지만 묶어놓을 수 있는 금액 한도가 카카오뱅크는 500만원에 불과한 반면 케이뱅크는 1억원까지 설정 가능해 좀 더 유리하다.

정기예금 상품을 보면 케이뱅크의 거치식 예금상품인 ‘플러스k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최고 2.20%인 반면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보다 0.2%포인트 낮은 연 2.0%다.

적금 상품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자유적금은 기본금리 연 2.0%에 더해 자동이체 시 우대금리 0.2%포인트를 받아 연 최고 2.2%까지 가능하다. 케이뱅크의 적금 상품인 ‘플러스k 자유적금’은 최고 연 2.5%까지 금리를 제공해 카카오뱅크보다 0.3%포인트 더 높다.

다만 케이뱅크의 예·적금 상품은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플러스k 자유적금’의 우대조건은 어플리케이션에 프로필 사진 등록(연 0.1%), 케이뱅크 카드 월 30만원 이상 사용(연 0.2%) 등 7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최고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자유적금 자동이체 우대조건(연 0.2%)를 제외하면 우대조건이 필요 없는 기본 금리를 적용한다. 따라서 모든 우대조건을 다 충족할 수 있다면 예·적금은 케이뱅크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출은 신용대출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최대 1억5000만원 한도에 연 최저 2.84%이다. 케이뱅크는 ‘직장인k 신용대출’ 한도는 1억원이지만 금리가 연 최저 2.67%로 더 유리하다. 다만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상품은 현재 판매가 한 달 째 중단된 상태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카카오뱅크가 훨씬 유리하다. 케이뱅크의 마이너스 통장은 연 5.5%의 확정금리다. 카카오뱅크는 300만원 이내의 소액 마이너스 통장은 최저 연 3.37%, 최대 1억5000만원 한도인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은 연 최저 2.84%다.

차별화

두 은행 모두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내 손안의 첫 번째 은행’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24시간 365일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인 은행 영업시간은 물론 야간이나 주말에도 분실 신고, 상품 가입, 거래 관련 문의, 대출 신청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

상담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정한 카카오뱅크보다 훨씬 나은 서비스다. 또 카카오뱅크는 상담 시간에만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더욱이 카카오뱅크가 영업 개시 초기 ‘과부화’로 대출 신청과 상담원 연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 케이뱅크와의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10분의 1수준의 수수료로 해외송금 할 수 있는 특화서비스를 무기로 내놨다. 전신료나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를 전부 면제해 저렴한 수수료만 부담하고 해외에 송금할 수 있는 것.

실제로 카카오뱅크를 통해 5000달러 이하를 해외 송금할 경우 5000원, 5000달러 이상은 1만원의 송금 수수료가 발생한다. 일본이나 태국, 필리핀의 경우엔 금액과 무관하게 8000원이 수수료로 부과된다. 반면 시중은행 창구에서 해외에 5000달러를 송금하려면 5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야한다. 또 경쟁자인 케이뱅크는 아직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정책도 다르다. 케이뱅크 이용자는 전국 GS25 편의점에서 현금을 출금할 시 수수료가 면제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CU편의점을 비롯해 타 은행, 결제대행사(VAN)의 모든 ATM에서 수수료가 면제된다.

사진=뉴시스

미래 전략

‘K·K목장’의 혈투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금융업을 영위하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안으로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 대리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자수익 외에도 비이자수익원을 발굴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한화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IBK연금보험 등 생명보험사 3곳,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 4곳 등 총 7개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기반을 바탕으로 판매비용을 절감해 값싼 보험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 중으로 소호(소규모 자영업자)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해 은행 본연의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해 ‘실탄’ 확보까지 마쳤다.

김미술 케이뱅크 홍보팀 매니저는 “올해 안으로 방카슈랑스를 시작으로 소호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올해 하반기로 계획했던 신용카드 사업은 은행의 안정성을 우선 확보한 이후 내년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계열회사인 ‘카카오페이’와 연동을 통해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등의 경쟁력 강화를 계획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총 가입자 1680만명, 가맹점 2560개, 거래액 4600억원에 달하는 어플리케이션(앱) 결제 서비스다.카카오뱅크는 당분간 여·수신 등 은행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불안정한 시스템 정비, 상담 서비스 강화가 우선이라는 것.

최용석 카카오 경영지원 이사는 지난 10일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뱅크와 페이가 금융 시장에서 서로의 강점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두 서비스의 연동은 올해 하반기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모두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출범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은산분리 규제 문제의 해결이 아직 요원한 탓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카카오뱅크는 11일에 각각 1000억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그러나 앞으로 사업규모가 확대 돼 자본 확충이 추가로 필요할 경우 원활한 증자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카카오뱅크가 출범 초기 노출한 접속, 대출 장애 등 시스템 불안정성과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낮은 신뢰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은산분리 규제 문제가 해소 되면 두 은행이 기존 금융권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에 앞서 금융소비자들에게 시중은행에 근접하는 신뢰를 받는 과정이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손에 들어가는 모바일기기의 앱에서 복잡한 금융을 다루는 만큼 금융 소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함께, 피해 예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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