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스팩(SPAC), 알고보니 '속 빈 강정'?
증권사들 스팩(SPAC), 알고보니 '속 빈 강정'?
  • 서병곤
  • 승인 2010.12.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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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규모 대부분 비슷.."구체적 비즈니스모델 제시 필요"

 

[이지경제=서병곤 기자]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스팩(SPAC) 상장사가 20개를 넘어선 가운데 증권사들이 천편일률적인 스팩 상장사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증권가들이 앞 다퉈 기업인수목적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이 내놓은 스팩들이 차별성 없고, 대부분 비슷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것.

 

참고로 ‘스팩’이란 일종의 껍데기 회사로 공모 자금으로 3년 이내 비상장기업을 인수해 합병 차익 등을 챙기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증권사로서는 스팩을 통해 투자은행(IB) 역량을 강화하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어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동부TS블랙펄 스팩을 포함해 올해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총 20개에 달한다. 17개사가 코스닥 상장사다.

 

최근 KB글로벌스타게임앤앱스와 IBKS스마트SME 스팩이 상장예심을 통과했고 골든브릿지제1호, LIG마스터, 리딩밸류 등 3개 스팩은 예심을 청구한 상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겉으론 치열한 스팩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인수 대상이나 규모에서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스팩들이 투자설명서에서 제시하는 합병 대상은 하나같이 신재생에너지, 발광다이오드(LED)응용, 그린수송, 신소재·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부문이다.

 

KB글로벌스타게임앤앱스 스팩이 게임·모바일 콘텐츠업체를, HMC IB 제1호 스팩이 그린카 부품업체를 합병 대상으로 삼았을 뿐, 나머지 스팩들은 지난해 1월 정부가 발표한 ‘3대분야 17개 신성장동력’ 발전방안을 고스란히 사업 내용에 담았다.

 

규모에서도 대우증권그린코리아(875억원), 동양밸류오션(450억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200억~300억원대다. 부국퓨처스타즈(118억원), 이트레이드제1호(190억원), 신영해피투모로우(197억원)가 200억원에 못 미칠 뿐이다.

 

이는 신성장동력 업종을 영위하는 200억~300억원대 중소형사로 M&A가 쏠릴 수 있다는 의미다.

 

모 M&A전문가는 “이 같은 쏠림 현상은 특정 부문의 스팩 공급과잉이 빚어지면서 비상장사들이 M&A 주도권을 쥘 것”이라며 “한마디로 스팩 간 경쟁이 심화되면 비상장사로서는 합병가치를 높게 평가해주는 스팩을 골라 합병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회상장 심사가 강화되기는 했지만, M&A의 주도권이 한쪽으로 쏠리면 비상장기업의 가치가 과대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하나 같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내용보다는 공모 과정에서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병곤 sbg1219@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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