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21일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여비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
동부그룹 측은 이번 성추행 피소건에 대해 강제성이 없었고 오히려 고소인에게 협박 받았다며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지만, 진위 여부를 떠나 성추문 자체가 김 회장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후임에는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근영 동부화재 고문이 선임됐다.
동부그룹은 “이근영 회장은 공직과 민간 부문에서 경륜과 경험을 쌓아왔으며 동부그룹 여러 계열사의 사외이사, 고문을 역임하는 등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면서 “김준기 회장 사퇴에 따른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근영 신임 회장은 광주지방국세청장, 국세심판소장, 재무부 세제실장 등 공직을 거쳐 한국투자신탁 사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국산업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등을 지냈다.
동부그룹과는 지난 2008년 동부메탈·동부생명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2010년 동부화재 사외이사, 2013년 동부화재 고문 등을 역임하며 인연을 맺었다.
동부그룹은 이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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