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지방은행, 수도권 공략 혈안…허술한 안방 관리는 어쩌나
[이슈 체크] 지방은행, 수도권 공략 혈안…허술한 안방 관리는 어쩌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9.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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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합병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지방은행들이 지역 영업에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영업점 통폐합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어, 지방은행의 역할론에 의문 부호가 켜졌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5개(전북·광주·부산·대구·경남은행) 지방은행의 영업점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기준 지방은행의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점 수는 69개로 지난 2014년 말(34개) 대비 약 2배 늘었다.

지방은행은 그동안 서울과 광역시 등 특정 지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2015년 은행법 규제를 풀면서 경기도 지역의 영업을 허가함에 따라 지방은행의 수도권 진출이 탄력을 받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에 나선 곳은 JB금융지주다. JB금융은 2014년 10월 인수한 광주은행의 수도권 지점을 최근 3년간 폭발적으로 늘렸다. 2014년 말 서울 4개 지점만 보유했던 광주은행의 수도권 지점은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19개, 인천 4개, 경기도 7개로 총 30곳에 달한다.

JB금융의 본진인 전북은행은 수도권에 19개 지점(서울 13개, 인천 4개, 경기도 2개)을 운영하고 있다. 3년 전과 지점 수 변동은 없지만 서울과 인천에서 각각 지점 한 개씩을 축소, 경기도 지역에 2개 지점을 새로 내며 영업권을 확장했다.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수도권 내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2014년 서울 4개, 인천 1개 등 총 5개에 불과했던 수도권 지점이 현재는 11개(서울 7개, 인천1개, 경기도 3개)로 증가했다. 경기도에는 시흥시 시화공단지지점을 시작으로 올해 1분기 부천지점과 수원지점을 추가했다. 서울에서도 송파구 잠실, 마포구 홍대역, 성동구 성수역 등 3곳에 지점을 더 냈다.

BNK금융의 또 다른 계열사인 경남은행도 지난달 8일 서울 강서구, 경기도 성남, 경기도 화성에 같은 날 동시에 지점을 열어 총 6개의 수도권 지점을 갖게 됐다.

수도권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DGB금융지주의 대구은행 역시 최근 수도권 지점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14년 말 서울에 3개 영업점만 가지고 있던 대구은행은 이후 2015년과 지난해 경기도 안산과 화성에 각각 지점 한 개씩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경기지역 3호점인 평택지점을 개점해 총 6곳의 수도권 지점을 운영 중이다.

지역 홀대?

지방은행들의 수도권 진출 움직임으로 서울과 인천·경기도 지역의 지점은 늘었지만 이곳을 제외한 비수도권의 영업점은 감소하는 추세다.

올 2분기 기준 5개 지방은행의 비수도권 영업점 수는 총 824개로 2014년 말 870개 대비 5.2%(46개)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광주은행이 140개에서 109개로 31개(22.1%)의 광주·전남 지역 영업점이 3년 새 사라졌다. 계열사인 전북은행 역시 71개던 전북도내 지점이 65개까지 쪼그라들었다.

부산은행은 2014년 말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에 총 260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251개로 9개 지점을 없앴다. 대구은행도 대구와 경북 지점이 245개에서 239개점으로 감소했다.

경남은행만 유일하게 비수도권 지점을 154개에서 160개로 늘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진출에 치중에 거점 지역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은행은 지역민들의 자금을 기반으로 성장한데다 지방자치단체 주거래은행(금고)이나 지방기업 거래 등에서 특혜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거점지역에서 몸집을 줄이고 수도권 영역 확장에만 전념하는 것은 지역기반을 등한시 한 ‘먹튀’로 비춰질 수 있는 이유에서다.

또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수도권의 은행 지점을 없애면 그만큼 금융소외계층 비중이 늘어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금융당국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방은행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방은행장들에게 “점포가 너무 빨리 없어지면 금융소외계층들이 양산될 우려가 있다”며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

지방은행들은 수도권 영업 확대 기조가 거점지역의 홀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광수 광주은행 홍보팀 부실장은 “비수도권 지역의 지점 축소는 최근 비대면 거래 증가 등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지 거점지역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 아니다”며 “수익 제고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에 진출해 거둬들인 이익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데 쓰여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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