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문정부, 도입 시사 ‘후분양제’…건설업계, 논쟁 가열
[이슈 체크] 문정부, 도입 시사 ‘후분양제’…건설업계, 논쟁 가열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10.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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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단계적 도입을 밝힌 ‘후분양제’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중도금 대출 등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후분양제 도입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계와 정치권 일부는 사업자의 금융 부담 가중 여파로 공급량이 줄고, 중도금 납입 제도가 사라져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후분양제는 말 그대로 주택 공사를 완료한 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지난 2008년,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에서 집값 상승과 분양권 투기, 부실공사 등의 주범으로 지목한 선분양제를 대체할 방안으로 등장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주택 공정률이 80%가 넘은 후 소비자가 해당 주택을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그러나 주택 구매 심리가 급감해 경기 위축으로 이어졌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사실상 폐기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뉴시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국민의당 국회의원의 “3000만원짜리 승용차를 살 때는 꼼꼼하게 확인하고 구입하는데 주택은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계약부터 해야 한다. 이런 선분양제 때문에 많은 주택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선 공공부문부터 후분양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천명했다.

갑론을박

시민사회단체와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화두는 소비자 부담 여부다.

건설업계는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분양과 입주 시기가 필연적으로 짧아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주택 가격을 쪼개서 납부하는 중도금 대출 등의 단계가 생략돼 결국 소비자들의 구매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대형 건설사에 비해 실탄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들의 존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각종 건설 경기 지표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분양제가 도입된다면 자금력이 없는 건설사는 공사를 시작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집값이 오른 시점에 분양가가 책정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다”고 피력했다.

사진=GS건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후분양제를 실시하면 선분양제에 따른 분양가나 중도금 대출 등의 금융 부담이 감소해 소비자의 부담도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또 건설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분양가 급상승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서 LH공사가 후분양제를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5개 단지의 분양가 내역에 따르면 후분양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분은 총 사업비 대비 0.57%, 30평 기준 170만원에 불과했다”면서 “공기업이 민간기업에 비해 이자율이 낮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 업계에서 주장하는 분양가 상승률 최대 7.8%는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택 분양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 부담이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부담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자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건설사의 분양가 부풀리기나 분양권 불법매도 등 주택 시장의 악습을 방지하려면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후분양제는 반드시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계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 시장 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활성화 하는 등의 금융 방식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도입 방향은 공감하지만 사실상 선분양이 제도화돼 있는 민간 부문에 이를 서둘러 적용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피력했다.

조명래 단국대 부동산학부 교수는 “주택 분양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에서 공급자로 전환된다면 품질이나 가격 등으로 경쟁하는 투명한 시장이 될 수 있다”면서도 “수요가 있는 곳을 먼저 점검하고 단계적으로 도입해야한다”고 전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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